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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건설업계 “SOC 예산축소 유감” vs 김현미 국토장관 “질적 성장으로 전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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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장관 취임 98일만에 업계 간담회

동아일보

사면초가에 빠진 건설업계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6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상견례를 했다. 장관이 취임한 지 98일 만이다. 건설업계는 8·2부동산대책에 따른 주택시장 위축,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로 인한 일감 감소, 해외사업 수익성 악화 등 어려움을 호소했다. 하지만 김 장관은 “건설산업이 이제 외형 위주의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해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다.

간담회에는 유주현 대한건설협회장, 신홍균 대한전문건설협회장, 김한기 한국주택협회장, 심광일 대한주택건설협회장, 박기풍 해외건설협회장 등 5개 단체 수장이 참석했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조기행 SK건설 부회장, 손성연 씨앤씨종합건설 사장 등 건설업계 부문별 회사의 대표 7명도 함께했다.

동아일보

건설업계의 상황은 좋지 않다. 지난달 정부는 올해(22조1000억 원)보다 약 20% 삭감한 내년도 SOC 예산(17조7000억 원)을 발표했다. 수년간 국내 건설 경기를 받쳐온 주택시장도 8·2대책의 여파로 얼어붙었다.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중동 건설시장이 위축되면서 해외 수주 역시 전망이 밝지 않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토목, 건축 등 전체 건설공사 계약액은 101조152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줄었다.

이날 조기행 SK건설 부회장은 “SOC 투자를 줄이면 국민복지와 국가경쟁력이 저하되고 시설 노후화에 따른 국민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높은 건설업 위축으로 새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 경제성장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건설 투자가 10% 줄어들면 26만6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내년 SOC 예산 감소에 대한 업계 안팎의 우려를 알고 있다”면서도 “건설 투자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 발전이 성숙 단계에 접어든 만큼 신규 인프라 투자 대신 노후 시설물 개선이나 도시재생 등 새로운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 “스마트시티, 스마트홈 등 정보기술(IT)과 결합한 부가가치 경쟁을 통해 건설산업이 낡은 전통 산업의 이미지를 벗고 신성장 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건설업계는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를 통한 금융 지원과 공적개발원조(ODA) 지원 등 범정부 차원의 해외진출 금융지원을 확대해줄 것을 요청했다. 공공공사에서 적정 공사비 산정, 건설업 등록요건 완화 등 중소 건설사들에 대한 성장 기반 마련의 필요성도 언급됐다. 김 장관은 “금융 지원을 늘리고 해외 건설 수주에 보탬이 될 수 있다면 장관이 앞장서서 달려가겠다”고 호응했다.

주택시장 거래절벽, 청약제 강화에 따른 실수요자 피해 등 8·2대책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 장관은 “시장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거복지 로드맵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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