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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중국인 맞춤 차량’ 개발 나선 현대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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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보복에도 미래 위해 투자… 빅데이터센터 세워 현지 운전정보 분석

동아일보

26일 중국 구이저우(貴州)성 현대자동차그룹 빅데이터센터 개소식에서 왕수복 현대차그룹 중국유한공사 부사장(왼쪽에서 두 번째)을 비롯한 한국과 중국 참석자들이 빅데이터센터의 성공을 기원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해외에서는 처음 중국에 빅데이터센터를 열었다. 판매 부진에 빠진 최대 시장 중국에서 미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조치다. 현대차그룹은 빅데이터센터를 통해 얻는 정보로 중국 소비자에게 특화된 자동차를 만들고 통신 기술이 결합된 첨단 자동차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26일 현대차그룹은 중국 구이저우(貴州)성 구이양(貴陽)시에 빅데이터센터 개소식을 열고 중국 소비자 맞춤형 첨단 자동차 및 서비스 개발에 나섰다고 밝혔다. 2013년 경기 의왕시 중앙연구소에 연 뒤 현대차그룹이 두 번째 세운 빅데이터센터이자 해외 최초 센터다.

빅데이터센터에는 자동차에 장착된 각종 센서가 감지하는 운전 정보들이 쌓인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 ‘블루링크’ 기아자동차 ‘유보’처럼 텔레매틱스 서비스에 동의한 사람들의 운전 패턴이 빅데이터센터로 보내지고 있다. ‘운전자들이 주로 시속 90km 내외에서 가속 페달을 세게 밟는다’는 데이터가 쌓인다면 현대·기아차는 해당 속도에서 가속력을 키운 엔진을 개발하는 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중국에 빅데이터센터를 세운 것 역시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중국인에게 맞춘 자동차를 개발하겠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중국 특화 모델 개발은 현대차그룹이 중국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기존에 현대·기아차가 중국에서 팔던 차들은 한국에서 개발한 차를 개조한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자동차시장에서 글로벌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중국 현지 자동차회사들의 기술 수준이 높아지면서 현대·기아차에는 중국에 특화된 자동차 개발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도 이러한 점은 인식하고 있다. 현대차의 중국 합자회사 베이징현대가 19일 중국 7개 도시에서 출시 행사를 연 소형 세단 ‘올 뉴 루이나’와 기아차 합자회사 둥펑위에다기아가 26일 출시한 ‘페가스’ 모두 개발 단계부터 중국을 겨냥한 차들이다.

현대차그룹은 중국 빅데이터센터를 커넥티드카 연구 기지로도 활용하고자 한다. 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커넥티드카는 운전자가 차 안에서 실시간 도로 정보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집안의 온도를 조절하는 것도 차 안에서 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신호등 같은 교통 인프라와도 교신하며 주행한다. 여기에 자율주행기술이 결합되면 완전한 자율주행차가 된다. 주행 중에 인근 맛집을 추천하고 데려다주는 식의 각종 편의 서비스도 즐길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커넥티드카 운영체제와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중국 빅데이터센터는 중국 소비자들의 운전 습관 정보는 물론이고 온라인상에서 누리꾼들이 공유하는 현대·기아차에 대한 평판 등을 모아 제공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효율적인 센터 운영을 위해 중국 2위 통신업체인 ‘차이나유니콤’과 협력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중국 최대 인터넷 포털 기업인 바이두와도 함께 통신형 내비게이션과 대화형 음성인식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중국 정보기술(IT) 업체와 협업을 늘려가고 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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