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기업·연구소 400여 개
GE, 이웃 벤처와 협업센터 열어
프로젝트별로 기술·개발진 교류
노키아 쇼크서 깨어나는 핀란드 <상> 스타트업 천국
빌리지 안에 들어서면 칸막이가 없는 책상이 펼쳐진다. 미코 카우피넨 촌장은 “사설 인큐베이터에선 책상 하나 임대하는 데 월 400~500유로를 내야 하지만 이곳에선 월 100유로만 내면 된다”며 “형편에 따라 1개만 빌릴 수도, 한 블록을 다 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책상을 임대하면 회의실이나 프린터는 무료로 쓸 수 있다. 현재 40여 개 기업 200여 명이 일하고 있다. 빌리지는 일종의 인큐베이터지만 GE는 입주 기업에 지분투자는 하지 않는다. 칸막이가 없는 만큼 입주 기업들은 프로젝트별로 이합집산하며 자유롭게 정보도 주고받고 사업도 같이 한다. 건물 지하 직원식당에 마련된 ‘워리어 커피숍’에선 커피가 공짜다. 빌리지의 벤처기업은 물론이고 옆 건물의 GE R&D센터 기술자와 개발자가 식사 때마다 자유롭게 어울리게 하기 위한 GE의 배려다.
GE는 각종 테스트 및 제작 장비를 교체할 때마다 구모델을 빌리지에 기증해 왔다. 뇌에 저주파를 쏴 우울증이나 치매를 치료는 의료기기를 만드는 수마(Sooma)의 투오마스 노이보넨 CEO는 “우리 직원은 5명밖에 안 되지만 GE 테스트 장비 덕에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다”며 “한국에도 판매망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암 수술 후 생기는 부종을 치료하는 의료기구를 만드는 HLD의 칼레 파로마키 CEO는 “벤처기업이 취약한 마케팅·법무·세무·대관 업무 등에 대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GE는 에너지 분야로 빌리지를 확장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카우피넨 촌장은 “처음엔 GE가 일방적으로 도움을 줬지만 입주 기업이 늘고 다양한 협업이 이뤄지면서 이젠 입주 기업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일하는 방식이 거꾸로 GE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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