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조희연 교육감 "서울 8개 자치구 특수학교 설립"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8개 구 장애학생 4명 중 1명 원거리 통학

학교용지법 개정해 특수학교 무상 설치

사립학교 특수학급 설치 시 인센티브 지급

이데일리

[이데일리 이재 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장애인 특수학교가 없는 서울 자치구에 특수학교를 설치하고 일반학교의 특수학급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을 빚고 있는 서울 강서구 서진학교에는 복합문화도서관 등 지역주민을 위한 편익시설을 지어 설득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조 교육감은 26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립특수학교 확대신설 추진방안을 발표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대한민국 특수교육의 역사는 공청회에서 특수학교를 설립해달라며 학부모들이 무릎을 꿇었던 9월 6일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라며 “국민들이 많은 지지를 보내주고 있는 만큼 특수학교가 없는 자치구에 특수학교 신설을 추진해 장애학생들의 원거리 통학 문제를 완전히 해소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특수학교 없는 8개 자치구부터 설립 추진

이를 위해 서울교육청은 내년 1월부터 서울 특수학교 설립 모델 구축을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한다. 서울형 특수학교 모델 개발을 목표로 특수학교 수요조사와 신설 지역 선정, 설립유형 개발 등을 조사하는 연구다. 연구를 마치면 내년 12월 이후 실제 특수학교 설립이 추진될 전망이다.

특수학교는 우선 특수학교가 없는 서울 8개 자치구에 우선 짓는다는 방침이다. 8개 자치구는 금천구, 동대문구, 성동구, 용산구, 영등포구, 양천구, 중랑구, 중구 등 8곳이다.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8개 자치구 장애학생 2837명 중 732명(25.8%)은 다른 자치구 특수학교로 원거리통학하고 있다.

이 중 중랑구에는 2020년 개교를 목표로 동진학교 건립이 추진 중이다. 강서구 서진학교, 서초구 나래학교와 설립이 진행 중인 곳으로 현재 부지선정 과정 중이다.

◇ 교육청 부지 우선 활용…학교용지법 개정 요구

부지확보는 특수학교 설립의 어려움 중 하나다. 동진학교도 2014년부터 건립을 추진했으나 아직 부지를 선정하지 못했다. 서울교육청은 원활한 부지확보를 위해 △미개발 학교용지 △통폐합·이전학교 용지 △대용지(1만 7000㎡ 초과) 학교 일부 분할 등 서울교육청이 보유한 학교부지를 활용하기로 했다.

이마저도 불가능할 경우 유관기관의 협조를 얻어 국·공유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아울러 검토할 계획이다.

법개정도 검토대상이다. 학교용지확보에 관한 특례법(학교용지법)을 개정해 택지개발 지구에 특수학교를 무상으로 짓도록 하는 내용이다. 현재 학교용지법을 보면 초중등학교는 대규모 택지개발 지구에 무상으로 지을 수 있지만 특수학교는 건립비용을 내야 한다.

신재웅 교육청 학교지원과장은 “특수학교 1곳당 건립비용은 170억원~200억원 수준”이라며 “일반지역 특수학교는 교육부가 교부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특수학교 신설에 대해 공감대가 있으니 재정도 모두 허용해준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수영장·공연장 랜드마크로 주민 설득

부지를 확보하면 지역의 특성과 학교 수요를 검안해 주민 편익시설을 함께 짓는 지역 랜드형 학교와 지역의 특성에 맞게 일부 과목만을 가르치는 지역밀착형 소규모 학교 등 다양한 유형의 특수학교를 설립하기로 했다. 지역주민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조 교육감은 “‘서울형 특수학교 모델 개발’을 위한 정책연구를 실시해 특수교육대상자의 발달과 장애특성, 지역여건을 반영한 특수학교를 설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주민들의 반발이 심한 경우를 가정해 선제적으로 수영장과 공연장 등을 지어 주민들에게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립이 아닌 공립특수학교를 지을 대 주민 편익시설을 먼저 고려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신 과장은 “그간 공립특수학교는 부지확보가 어려워 주민들을 위한 시설을 짓기 어려웠다. 앞으론 대부지를 확보해 주민들을 위한 시설을 함께 짓는 것을 고려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사립학교 특수학급 확대 시 ‘인센티브’ 준다

일반학교의 특수학급 수도 늘려갈 방침이다. 사립학교의 특수학급 수를 늘리는 게 목적이다. 현재 특수학급을 설치하지 않은 서울시내 유·초·중등학교 150곳 중 121곳이 사립학교다.

조 교육감은 “특수학교는 사립학교 수가 많지만 특수학급 설치는 오히려 적다”며 “특수학급을 설치하면 행·재정적인 지원을 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교육청은 사립학교에 대한 인센티브도 연구용역과 함께 진행되지만 필요하다면 따로 떼어서 먼저 시행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신 과장은 “재정과 연계해야하기 때문에 학교 운영에 대한 고려도 필요한 부분”이라며 “시급성이 있다면 연구용역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먼저 검토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강서구 서진학교, 도서관 등 편익시설로 주민 설득

서울교육청은 이날 장애학생 학부모가 무릎을 꿇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을 빚은 강서구 서진학교 신설을 위해 복합문화도서관을 지어 주민 편익시설로 개방하기로 했다. 서진학교가 들어설 옛 공진초 부지가 넓은 만큼 자녕부지에 도서관을 지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도 서울교육청은 도서관 내에 주민들이 원하는 시설을 조성하고, 도서관 외에도 주민들이 희망하는 시설이 있다면 최대한 반영할 방침이다.

조 교육감은 “강서구 내에서도 6일 공청회 뒤 서울교육청과 서진학교 신설을 응원하는 메시지들이 많이 도착했다”며 “국회에서도 장애학생 교육권 보장 결의안이 나오는 등 지지가 늘었다. 특수학교 진학에 소외되는 장애학생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