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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단독]통신비에 멍드는 청춘…20대 연체금액만 318억, 연령대중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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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최정호ㆍ박병국 기자]대한민국 청춘들이 통신비에 멍들고 있다. 이동통신 3사에 가입한 20대의 통신비 연체액은 300억원을 넘어서며, 전 연령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황이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도 전에 이미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위험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정부와 정치권이 가계통신비를 절감하겠다고 공언한 이상, 이들에 대한 정책적 고려가 특히 필요해 보인다.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이 과학기술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SKT. KT, LGU+ 등 이동통신3사의 통신비 연체금액은(9월 14일 누적 기준) 981억7700만원(55만3771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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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20~29세의 연체금액이 318억5600만원(13만4870건)이 31%를 차지하며 비중이 가장 크다.

그 다음은 30대로 195억7500만원(9만7562건)이 연체 됐으며, 40대(166억8300만원ㆍ10만8068건), 50대(139억5800만원ㆍ9만5114건), 60대(109억1800만원ㆍ8만2606건)가 그 뒤를 이었다.

통신사는 20대의 통신비 연체수준이 높은 것을 20대 소비습관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프리미엄 단말 가격이 100만원을 넘어서는 등 출고가 인상이 지속되고 있는 와중에 20대 들의 프리미엄 단말 사용 욕구가 타 연령층 대비 높은 수준”이라며 “또 단말 교체주기 또한 타 연령층 대비 짧은 수준이며, 게임 머니 결제 등 경제적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과한 정보이용료 지출 등 복합적 요인으로 20대들의 연체가 타 연령층에 비해 높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도한 연체가 단순히 소비습관 때문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ICT 정책국장은 통화에서 “카드를 발급할 경우 신용등급을 고려해 발급하는데 100만원이 넘는 스마트폰을 신용조회를 하지 않고, 무작정 할부로 판매해 과소비를 부추기는 유통구조 탓도 있다”며 “과도한 규제라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지만 스마트폰 할부 판매에 있어서도 신용을 고려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통신비 미납은 20대의 높은 대출연체율과 맞물리면서 20대의 신용등급 저하, 나아가 신용불량자로 전락시킬 위험을 안고 있다.

실제로 신용정보원이 지난 1월 연령별 대출이용 실태를 분석해 발표한 ‘금융소비자의 생애주기별 대출 및 신용카드거래 행태 분석 보고서’를 보면, 2015년 6월 기준으로 25~26세의 연체율이 2.3%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다.

정부는 통신비 부담을 완하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20대 연령층에 특화된 통신대책은 찾기 힘들다. 정부는 다양한 이해관계자 15명 내외로 구성된 ‘사회적 논의기구’를 행정부 내에 설치하기로 하고, 저소득층에 대한 통신비 감면, 선택약정할인 상향, 보편요금제 도입,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폐지, 분리공시제 도입 등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 대책을 이행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통신비 연체라든지 연령별 대책은 담겨 있지 않다.

신 의원은 “55만 가입자 이상이 통신요금 연체로 금전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단순, 단기 연체자가 장기 연체로 빠지지 않도록 정부와 통신사의 면밀한 연체가입자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미성년자와 사회초년생인 10대, 20대의 경우 연체건수가 높고, 연체금액도 커 우려가 된다”며 “아무래도 이들 세대가 데이터사용량이 높은 고액요금제를 사용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체가 빈번한 10대, 20대 가입자의 경우 소액요금제 사용을 유도하는 것을 고려해 볼만하다”고 설명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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