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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신라에도 수세식 화장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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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시대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수세식 화장실’ 유구가 발굴됐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경주 동궁과 월지(사적 제18호)의 북동쪽 인접지역 발굴조사 결과, 8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수세식 화장실’ 유구를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유구는 화장실 건물 내에 변기시설, 오물 배수시설까지 함께 발굴돼, 신라 왕궁의 화장실로 추정된다. 화장실 유구는 변기를 통해 나온 오물이 잘 배출될 수 있도록 기울어지게 설계됐다. 양 다리를 딛고 쪼그려 앉을 수 있는 석조물과 그 밑으로 오물이 나갈 수 있게 타원형 구멍이 뚫린 또다른 석조물이 조합된 형태다. 물을 유입하는 설비는 따로 갖추어지지 않아, 준비된 항아리에서 물을 떠서 변기 하부로 오물을 씻어 내보내는 방식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화장실 유구는 통일신라 최상위 계층이 사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고급석재인 화강암을 사용했고, 오물 제거가 수세식이며, 변기 하부와 오물 배수시설 바닥에 타일 기능의 전돌(쪼개어 만든 벽돌)을 깔아 마감한 점에서 그렇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고대 화장실 유적이 몇 차례 출토됐다. 익산 왕궁리에서는 7세기 중엽의 화장실 유적과 뒤처리용 나무 막대가, 경주 불국사에서는 8세기의 변기형 석조물이 출토됐다. 하지만 이번처럼 화장실 건물, 변기시설, 배수시설이 함께 나온 적은 없었다.

과거 안압지라 불린 동궁과 월지는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직후인 문무왕 14년(674년)에 세워진 동궁과 주요 관청이 있던 곳이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2007년 동궁과 월지 북동쪽 인접지역에 대한 발굴조사를 시작해 대형건물지군, 담장, 배수로, 우물 등 관련 시설을 꾸준히 확인해왔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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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찬 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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