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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트럼프가 판 깔면 김정은 '배짱'…수위 더해가는 북-미 '말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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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주당 원내대표 "트럼프 무대 깔아주지 말라" 비판...언론들도 '제재에 집중' 조언

워싱턴=CBS노컷뉴스 장규석 특파원

노컷뉴스

유엔총회 기간 중 미국과 북한은 말 폭탄을 주고받으며 한반도 주변 지역의 긴장을 한껏 끌어올렸다.

급기야 미국의 전략폭격기인 B-1B랜서가 북방한계선을 넘어 북한 쪽 동해상의 공역까지 전개하고, 북한은 전폭기를 격추하겠다는 위협까지 내놓으며 갈등은 최고조에 오르고 있다.

미국 국내에서는 이같은 북한과의 말 전쟁이 트럼프 대통령이 자초한 것이라는 비판과 함께 언쟁으로 북한을 쓸데없이 자극하기 보다는 대북 제재를 강화하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낫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트럼프가 깔면 김정은이 받고 더...수위 높아지는 말폭탄

북-미간 말폭탄 싸움의 발단은 트럼프 대통령의 19일(이하 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이었다. 그는 김정은 북한 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비하하면서,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만하는 상황으로 간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완전 파괴를 언급하자, 이번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나섰다. 김정은은 21일 자기 명의의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늙다리 미치광이”라고 비난하면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리용호 외무상도 같은 날 초강경 대응조치는 “아마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 상에서 하는 것으로 되지 않겠는가”라고 첨언해, 위협 수위를 더욱 높였다.

그리고는 23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과대망상이 겹친 정신이상자", "악통령(악의 대통령)"이라고 인신공격성 발언을 쏟았다. 또 "미국과 그 추종세력이 우리 공화국 지도부에 대한 참수나 우리 공화국에 대한 군사적 공격 기미를 보일 때는 가차 없는 선제행동으로 예방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리 외무상의 연설을 언급하며 "만약 그가 '리틀 로켓맨'(김정은)의 생각을 되 읊은 것이라면 그들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비난했고, 미 국방부는 전격적으로 전략폭격기 B-1B 랜서를 북한쪽 동해까지 최북단 전개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귀국하는 날인 25일에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발언을 ‘선전포고’라고 주장하면서, 미국이 선전포고를 한 이상 “미국의 전략폭격기를 쏘아 떨굴 권리”가 있다는 논리까지 펼쳤다.

◇ "트럼프, 김정은에게 무대 깔아주지 말아야"..미국 내에도 비판여론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강경 발언을 내놓으면 북한이 맞대응을 내놓는 식으로 말폭탄을 주고받은 것이다.

이에대해 미국의 야당인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는 미 MSNBC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무대를 깔아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펠로시 대표는 “김정은은 나쁜 배우”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무대를 깔아주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이날 ‘모욕보다 제재가 더 중요하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발언 강도를 높인다고 중국 지도부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북한과의 제재를 더 강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발언을 억제하라고 조언했다.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도 앤서니 루지에로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의 기고를 통해 북한에 실제로 충격을 주는 것은 제재라는 점을 강조했다. 루지에로 연구원은 “현금 창고가 마르기 시작하면 김정은은 어쩔 수 없이 어려운 선택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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