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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취재파일] 실손보험 청구하다 날 새는 일 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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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 필요없이 터치스크린서 한 번에…시범사업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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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 보험 청구 한 번 하려다가 날 새겠다!"

매달 몇만 원씩 꼬박꼬박 실손보험료를 내면서도, 보험금 한 번 타려면 뭐 그리 구비해야할 서류가 많은지…. 실손보험 가입자라면, 또 보험금 청구를 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겪어봤음직 한 상황이다.

이런 보험가입자들의 번거로움을 덜어줄 만한 시범 사업이 본격 시작됐다. 실손보험 가입자들이 병원에서 진료비 영수증을 직접 떼지 않고도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 삼성화재와 분당서울대병원, 핀테크 업체인 지앤넷은 26일 병원 내 무선 단말기를 통해 보험금을 청구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최근 시범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방식은 환자 겸 보험 가입자가 병원 내에 설치된 대형 터치스크린에서 자신의 영수증과 진료기록을 불러온 뒤 이를 보험사로 전송하는 방식이다. 병원이 환자의 의료기록을 환자 동의 없이 보험사로 보낸다면 의료법 위반에 해당하지만, 이 방식은 환자가 터치스크린에서 동의 절차를 밟기 때문에 의료법 위반 소지를 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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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분당서울대병원과 지앤넷은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현대해상과 함께 업무협약을 맺고 세 곳의 보험 가입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려 했으나 베타서비스는 삼성화재부터 시작했다. 때문에 당장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자는 '분당 서울대 병원을 이용하는 삼성화재 실손보험 가입자'로 한정된다.

현재 보험가입자들은 병원에서 영수증과 영수증 세부내역서, 처방전 등을 발급받아 우편, 이메일,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보험사로 전송해야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절차가 이렇게 번거롭다 보니 시간에 쫓기는 젊은 직장인들은 매달 실손보험료를 내고도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2015년 보험연구원이 성인 1200명을 조사한 결과 1만 원 이하 외래진료비에 대한 미청구 건수 비율이 51.4%에 달했다. 번거로운 절차에 당연히 받아야 할 보험금을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실손보험 청구 과정을 간소화하는 문제는 정부의 만년 해결 과제 중 하나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청구하는 과정을 각 보험사들이 속속 개발하고는 있지만, 이 또한 영수증을 발급받아서 사진을 찍는 과정을 거쳐야 해 환자 겸 보험 가입자 입장에선 불편하기는 마찬가지.

업체는 이달 초 전문병원협의회와도 MOU를 체결하고 서비스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교보생명도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의 구동 원리인 '블록체인' 기법을 활용해 역시 환자가 병원에서 서류를 떼지 않고 환자 동의를 거쳐 병원에서 보험사로 직접 정보가 넘어가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수도권의 주요 병원과 협약을 맺고 30만 원 이하의 소액보험금을 대상으로 하는 시범사업을 연내에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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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현 기자 eyebrow@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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