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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단독] 금호타이어 '채권단 자율협약' 추진…박삼구 경영 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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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자구안 "실현가능성 없어" 부결 확정적

워크아웃 졸업후 3년만에…내달 자율협약 개시

뉴스1

© 금호타이어 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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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오상헌 기자 = 금호타이어가 채권단 자율협약 체제로 경영 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2014년 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졸업 이후 3년여 만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자구 노력과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채권단에서 위임받은 경영권을 내려 놓는다.

◇자구안 실현가능성 회의적, 부결 확정적

26일 금융·산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은 이날 오후 주주협의회 회의를 열어 박 회장이 제출한 자구안 동의 여부를 결의한다. 주주협의회 의결권 기준으로 75% 이상 동의해야 자구안이 통과된다.

주주협의회 소속 8개 금융회사 중 의결권이 가장 많은 곳은 우리은행(33.7%)과 산업은행(32.2%)이다. 두 곳 중 한 곳이라도 반대하면 부결된다. 산업은행과 함께 수출입은행(7.4%), 신용보증기금(5.9%) 등 금융 공기업을 비롯해 민간 시중은행들도 자구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결이 사실상 확정적이다.

박 회장은 앞서 지난 12일 채권단에 73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제출했다. 자구안에는 Δ연말까지 PEF(사모펀드) 방식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2000억원) Δ내년 3월까지 중국 공장 인적분할 후 지분 70% 매각(4000억원) Δ대우건설 보유지분 4.4% 매각(1300억원) Δ임원 8명·사무직 140여명 축소 등 인건비 감축 방안(연간 100억원 규모)이 담겼다.

채권단은 자구 내용 중 유상증자 2000억원 외엔 실현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판단했다. 박 회장은 복수의 투자자로부터 중국 공장 투자확약서(LOC)를 받았다고 설명했지만, 협상 상대방의 실체를 공개하지도 특정하지도 못 했다.

채권단은 연내 유상증자 계획도 금호타이어 재인수를 위한 지분(약 20%) 확보와 내년 3월이 금호타이어 대표이사직 임기인 박 회장의 경영권 유지 목적이 강해 수용이 어렵다고 봤다. 채권단은 앞서 자구안이 미흡하거나 부결되면 박 회장에게 위임한 경영권을 박탈하겠다고 했다. 따라서 경영 실패에 책임을 물어 사임을 요구하거나, 박 회장이 스스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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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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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채권단 '자율협약' 구조조정 개시

금호타이어는 채권단 자율협약 형태로 경영 정상화를 추진한다. 앞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20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주주와 채권자, 노동조합, 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들이 고통을 분담하면 금호타이어 독자생존이 가능하다"며 채권단 주도의 구조조정을 시사한 바 있다.

자율협약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하 기촉법)의 적용을 받는 워크아웃과 유사하지만 법적 구속력은 없는 가장 낮은 단계의 구조조정 방식이다. 채권은행 75% 이상이 동의하면 절차 개시가 가능한 워크아웃과 달리 채권은행들이 100% 동의해야 한다.

워크아웃에 비해 채권은행 여신의 건전성 분류 기준이 느슨해 지원 부담이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 기업 영업력이나 대외 신인도에 미치는 영향도 워크아웃보다 적다. 2010년 옛 금호그룹 부실화 때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이 워크아웃에 들어간 반면, 상대적으로 부실이 덜했던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석유화학은 자율협약으로 경영 정상화에 성공했다.

금호타이어 구조조정은 2014년 12월 워크아웃 졸업 이후 약 3년 만이다. 채권단은 이달 말까지 의견을 모아 다음달쯤 자율협약을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자율협약 개시가 결정되면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실사를 거쳐 만기연장, 출자전환, 추가 자금지원 방안 등을 담은 구조조정안을 마련해야 한다. 채권은행 중 일부가 반대하면 자율협약이 무산되고 워크아웃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bbor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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