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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산업은행 대우건설 매각 강행…자신감인가 과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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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동걸 신임 산업은행 회장과 송문선 대우건설 대표이사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대우건설 연내 매각 강행이 또다시 뜨거운 감자다. 이동걸 신임 산업은행 회장이 최근 대우건설 매각을 강행하겠다고 재차 공언하고 나서부터다. 기존 동명이인인 친박출신의 이동걸 전 산은회장이 교체되고 나면 대우건설 매각이 원점에서 재검토될 것으로 봤으나, 시장의 예상이 보기좋게 빗나간 셈이다. 하지만 연매출 10조원이 넘을 정도로 대우건설 덩치의 지나치게 큰 상황에서 인수자를 찾지 못할 가능성이 적지 않아 실패시 후폭풍 등이 우려되며 산은의 무리수 아니냐는 지적도 동시에 나온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와 대우건설에 따르면 산은은 지난 22일 매각 주간사 실사 결과 보고서를 내부적으로 검토, 이르면 이번주 28일 매각공고에 들어갈 예정이다. 산은은 연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내년 상반기 잔금 납입 후 거래를 종결할 계획이다. 최대주주인 산은이 새 수장이 들어서서 매각에 더 탄력을 붙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이동걸 새 산은 회장은 지금은 내부 실사 단계이고 9월 말 매각 공고가 나가면 주관사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할 것"이라며 "순차적인 절차를 거쳐서 내년 초쯤에는 매각이 성사되지 않을까 예측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새 산은회장이 등장하면 대우건설 매각도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을 보기좋게 깨버린 셈이다. 기존 산업은행의 매각 원칙을 재확인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매각 성사여부는 미지수다. 매각이 성공하려면 어차피 적극적인 인수 의지가 있는 매수자가 나타나야 하는데 군침을 흘리는 등 수면위로 떠오른 후보기업이 많지 않기 때문. 실제로 인수 후보자 단골손님으로 오르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는 이미 수년전부터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등 재탕, 삼탕이란 얘기가 나온다. 입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 국영건설회사인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C)도 실상은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데다가 최근 사드문제가 대두되면서 가능성도 희박하다. 말레이시아(페트로나스)나 중동 등 펀드에서도 입질이 있다는 얘기만 나오지 정작 실체가 드러나는 기업은 아직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업계에선 흥행성공을 기대하는 산업은행이 일부 인수 후보군을 흘리는 수준이 아니냐는 의혹도 내놓고 있다.

국내에선 부영이나 호반건설, SK건설, LG그룹 등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으나, 아직 수면위로 올라온 기업은 거의 없다. 회장이 바뀌었다고 기존 산은의 비금융자회사 매각 정책을 뒤집기 어려운 산은이 지나치게 과욕이나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그래서 나온다. 만약 이번 매각에 실패한다면 최근 주택 경기 침체를 비롯해 유가 하락 등을 감안하더라도 매각 실패 후폭풍 등 향후 매각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공공금융기관이 기존 (매각) 정책을 손바닥 뒤집듯하긴 어려웠을 것이다. 때문에 이동걸 신임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매각 추진 발언으로 재차 확인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당장 인수후보가 많지 않아 닭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한다. 사업부별 블록판매도 더 고민해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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