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공수처 바람직하지만, 수사·기소 분리는 별도 논의돼야”

이철성 경찰청장이 25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에 동의한다면서도 검찰과 경찰 간 수사권 조정이 병행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의 숙원인 수사권 독립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청장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수처는 기본적으로 국민들 여론조사에서도 설치의견이 굉장히 많고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다만 그 내용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는 부분도 있고 구체적으로 나온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 논의 과정에서 굉장히 많이 다듬어질 걸로 본다”며 “국회 논의 과정을 통해서 옥상옥이 아닌 진짜 필요한 기관이 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도 그는 “공수처 내부에서 수사·기소 분리에 대해 구체적으로 나온 게 없다”며 “공수처와는 별도로 수사·기소 분리가 지금보다 더 충실하게 논의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월 부처업무보고 당시 행안부와 법무부, 검찰, 경찰이 협의를 잘해서 조정안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향후 수사권 조정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청장은 법무개혁위원회와 검찰개혁위원회가 최근 발족한 만큼 추석 연휴가 지나고 10월 말에야 검·경 간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최근 공수처 신설 권고안을 발표했으나 일각에서는 검찰개혁이라는 미명 아래 제2의 검찰을 만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경찰 내부에서는 공수처의 수사권이 검찰에 돌아가면서 숙원인 수사권 조정에 목소리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철성 경찰청장

jun@fnnews.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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