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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반도체부터 영상기술까지..삼성·애플 사사건건 대립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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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드 시장 판도 변화 앞 애플의 삼성 견제

HDR 기술표준 경쟁에서도 물 밑 힘 겨루기

"높은 점유율 바탕 주도권 싸움 계속" 전망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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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스마트폰 시대 ‘영원한 맞수’ 삼성과 애플이 올 가을 또 다른 대전을 예고하고 있다. 수직계열화를 통해 입지 강화를 노리는 삼성전자(005930)의 발목을 애플이 자꾸 걸고 넘어지는 양상이다.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지배력 강화를 경계하며 도시바 메모리 인수경쟁에 직접 뛰어든 동시에, UHD 시대를 맞아 급부상하는 영상 표현 기술인 HDR(하이다이나믹레인지) 표준을 두고도 신경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양사 모두 높은 시장점유율과 충성고객을 기반으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기세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받는 스마트폰용 OLED 공급선을 다변화하기 위해 LG디스플레이에 2조원을 투자한 것도 삼성 견제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24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도시바 메모리 인수 경쟁에서 애플은 SK하이닉스(000660)와 미국 베인캐피탈 등이 참여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에 참여하기로 하고 최소 3조원 이상을 출자하기로 했다.

◇애플, 도시바 인수에 3조원 투자...낸드 시장 삼성 지배력 견제

애플은 도시바의 낸드사업부 인수 경쟁에서 최근 가장 큰 변수로 부상했다. 당초 한·미·일 연합이 승기를 잡은 듯 했지만 합작 파트너인 웨스턴디지털이 끝까지 견제하면서 판을 뒤흔들어 안갯 속에 빠졌다. 이런 난국을 한 방에 정리한 것은 도시바 낸드사업부의 최대 고객사 애플의 ‘판정’이었다.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 다양한 제품에서 낸드 기반 저장장치를 사용하는데, 주요 거래선인 도시바가 다른 업체에 흡수될 경우 독과점이 강화되면서 가격 인상 요인이 생긴다.

특히 도시바가 흔들리는 틈을 타 압도적 1위인 삼성전자의 낸드 시장 지배력이 강화될 경우에 대비하는 포석도 있다는 해석도 있다. 이미 도시바의 투자 지연과 3D 낸드 전환 일정의 장기화로 낸드 시장의 수급 부족이 계속되면서 낸드 제조사의 수익성이 좋아지는 상황에서, 애플이 하루 빨리 더 자신에게 우호적인 컨소시엄을 지지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항상 주요 부품을 2~3개 이상 복수의 업체에서 공급받는데, 까다로운 자신들의 요구조건을 맞춰주면서 동시에 가격 협상이 가능한 공급선이 사라지면 타격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용 패널에 있어서도 역시 미묘한 기류가 흐른다. 애플은 아이폰X에 처음으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적용했고, 삼성디스플레이를 통해 전량 공급받고 있다. 하지만 애플은 2조원 이상을 LG디스플레이(034220)에 투자해 2019년부터는 중소형 OLED 공급사를 더 넓히기로 했는데 시장에 파장을 던지고 있다.

◇HDR 진영간 경쟁서도 눈에 띄게 신경전

HDR 기술 표준을 두고도 역시 둘은 앙숙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애플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진행한 신제품 발표회에서 4K(UHD) 해상도 지원 온라인 스트리밍 셋톱박스 ‘애플TV 4K’ 신제품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4K 해상도 지원 외에도 돌비 HDR 표준을 지원한다는 특징이 있다.

HDR은 색상 표현을 보다 선명하고 몰입감 있게 만드는 기술로, 최근 UHD TV 보급이 확대되면서 점차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어두운 색상은 더 어둡게, 밝은 색상은 더 밝게 강조하면서 기존 기술로는 표현이 어려웠던 세밀한 부분까지 표현해준다.

이 기술의 차세대 표준을 두고 △삼성전자(HDR 10+) △돌비(비전) △필립스 △테크니컬러 등 총 네 가지 방식이 있다. 이중 돌비 방식은 LG전자(066570)가 자사 제품에 채택했고, 삼성전자는 다소 늦게 출발한 점을 만회하고자 해당 기술을 공개(오픈소스)하고 파나소닉 등과 연합을 형성한 상태다. 이 상황에서 애플이 돌비와 LG전자의 손을 들어주면서 서로 신경전을 벌이는 양상이 됐다.

영상 업계 관계자들은 “돌비는 현재 모든 콘텐츠 제공(스트리밍) 업체가 폭 넓게 지원하는 방식”이라며 “삼성과 애플 양측이 서로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힘 겨루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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