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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4차 산업 생생 용어] 2개의 인공지능이 경쟁하며 발전한다...'G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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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 혁명 용어 설명 : 생성적 적대 신경망(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s)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Catch Me If You Can)’. 주인공 프랭크 애버그네일 2세(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수표 위조범으로 악명을 떨친다. 이를 쫓는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 칼 핸레티(톰 행크스)는 촘촘한 수사망을 구성하지만 프랭크는 더 뛰어난 위조기술과 상황 대처로 수사망을 빠져나간다.

컴퓨터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화폐 위조범과 FBI의 경쟁 구도를 머신 러닝(기계 학습)에 적용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생성적 적대 신경망(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s·GAN)’이 바로 주인공. 생성적 적대 신경망 이론은 서로 다른 인공지능(AI)이 상호 경쟁을 통해 상호 성능을 개선하는 머신 러닝 방법이다. 사람이 직접 인공지능을 지도학습(Supervised Learning)해 줄 필요가 없이 기계 스스로 학습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학계는 물론 현장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그동안 기계의 학습 태도는 굳이 사람에 비유하자면, ‘능동성’이 부족했다. 유아에게 언어를 가르칠 때처럼 기계한테 사물을 보여주며 사람이 일일이 명칭을 알려줘야 했다(지도학습). 방대한 해답 데이터베이스가 쌓이면 그제서야 인공지능은 처음 본 사물에 대해서도 적절한 답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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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적 적대 신경망을 이용한 제품 디자인 과정. 밑그림을 그려넣으면 인공지능이 제품 이미지를 생성해낸다./ 이언 굿펠로우 제공



생성적 적대 신경망은 기계의 비지도 학습(Unsupervised Learning)의 돌파구를 열었다. 생성적 적대 신경망에는 스스로 이미지를 만드는 생성자(Generator)와 이미지를 감별하는 구분자(Discriminator)가 있다. 생성자는 화폐 위조범처럼 현실과 가까운 이미지를 만들고, 구분자는 FBI처럼 생성자의 이미지를 감별한다. 생성자는 구분자를 속이도록, 구분자는 생성자가 만든 이미지를 더 잘 감별하도록 프로그래밍 돼 있다. 두 인공지능이 경쟁하는 과정에서 더욱 정확한 이미지를 생성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사용자가 특정 이미지가 필요한 경우 생성적 적대 신경망에 일정한 조건을 입력하면 된다. 예를 들어 “이 가방은 검은색 가죽 재질에 버클이 달려 있다”라는 식으로 문장을 입력하면 생성적 적대 신경망이 해당 조건을 가진 가방을 생성해주는 방식이다.

2014년 구글 리서치팀 소속 과학자 이언 굿펠로우(Ian Goodfellow)가 생성적 적대 신경망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을 때 업계의 충격은 적지 않았다. 그의 논문 발표 후 3년 만에 생성적 적대 신경망 이론은 이미지 생성부터 편집, 변환, 복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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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적 적대 신경망은 공정한 경쟁을 조성해야 한다는 숙제가 있다. / 플리커



이미지 하나가 제시됐을 때 그 다음 행동을 예측하는 ‘이미지 미래 예측’ 기술은 생성적 적대 신경망의 진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프로젝트다. 아마존, 구글, 애플 등 거대 기술기업에서 추진하는 자율주행 차량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의 언어 구사 능력도 작가를 위협할 정도로 진일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종형 인턴 기자(ageofkings25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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