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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콕 포인트] 깜찍한 외모 `미니`의 반전…고카트 본능 깨우자 거침없는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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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미니(MINI) 컨버터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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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소스 멀티 유스(One Source Multi Use).'

맛의 혁명을 일으킨 마법의 가루나 백선생의 만능간장을 연상시키는 단어다. 자동차업계에도 원 소스 멀티 유스를 찾을 수 있다.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인 미니(MINI)에서다.

영국 로버에서 독일 BMW로 주인이 바뀌었지만 미니는 깜찍한 디자인과 스포티한 고카트(작은 경주용차) 성능 등 개발 당시의 정체성을 60년 가까이 유지하고 있다. 미니는 세대가 달라져도, 차종이 달라져도 사진만으로는 한눈에 달라진 곳을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디자인 정체성을 공유한다.

그러나 정통과 전통에 매몰되지는 않았다. 변덕이 심하고 시대에 따라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길이를 길게, 높이를 높게, 넓이를 넓게 하거나 문을 더 다는 방식으로 새로운 모델을 계속 선보였다.

원조인 미니 3도어 해치백을 베이스로 삼아 왜건형인 미니 클럽맨,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인 미니 컨트리맨, 스포츠액티비티쿠페(SAC)인 미니 페이스맨, 미니 5도어 등이 나왔다. 이들 차종은 완전히 새로운 모델이고 성향도 다르지만 모두 쌍둥이처럼 닮았다.

소비자들의 욕구에 빨리 반응하는 미니는 오픈카도 내놨다. 럭셔리 브랜드의 전유물인 2인승 로드스터와 소형 차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4인승 컨버터블 두 종류다.

오픈카는 세단·쿠페 뚜껑(지붕)을 자른다고 만들 수 있는 차가 아니다. A필러(앞 유리창과 앞문 사이 비스듬한 기둥) 만으로 차에 가해지는 하중을 견딜 수 있는 강성과 충돌·전복 때 탑승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 이로써 늘어나는 무게 증가를 해소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춰야 한다. 세단·쿠페와 디자인만 비슷할 뿐 완전히 새로운 차이기 때문에 탄탄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판매망도 잘 구축한 브랜드만 제작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 판매되는 뉴 미니 컨버터블은 지난해 4월 출시된 3세대 모델이다. 로드스터는 2015년 단종된 뒤 후속 모델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 디자인·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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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미니는 BMW 전륜구동 플랫폼인 UKL1을 사용했다. 미니 브랜드는 소형차 세그먼트용인 UKL1 플랫폼을 공유해 총 10개의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UKL1 플랫폼을 사용한 미니 컨버터블은 크기가 기존 모델보다 커졌다.

미니 쿠퍼 컨버터블은 '전장×전폭×전고'가 '3821×1727×1415㎜'로 기존 모델보다 98㎜ 길어졌고 44㎜ 넓어졌으며 1㎜ 높아졌다. 쿠퍼S 컨버터블은 전장이 3850㎜로 기존 모델보다 121㎜ 길어졌다.

타원형 헤드램프는 기존 모델보다 커졌지만 폭은 줄었다. 차체 안쪽으로 살짝 방향을 틀어 시선을 집중시키는 효과도 냈다. 크롬 링으로 세련미도 강조했다. 방향지시등은 활 형태다. 라디에이터 그릴도 커졌다.

기존 모델이 번호판 위로 1단 그릴을 배치한 것과 다르게 번호판을 그릴이 감싸는 육각형으로 디자인하고 중간에 크롬 바를 넣어 2단으로 구분했다. 가로보다 세로가 긴 둥근 사다리꼴 형태의 리어램프는 기존 모델보다 커졌다.

실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원형과 사각형의 조화다. 기존 모델이 계기판과 송풍구를 모두 스티어링휠처럼 둥글게 디자인한 것과 달리 차체 중간 부분에 해당하는 센터페시아 바로 옆 송풍구를 사각형으로 만들었다.

센터페시아에 있는 각종 조작버튼도 모노 톤으로 처리하고 대시보드 굴곡을 줄여 단순하면서도 깔끔하게 디자인했다. 섬유로 만든 소트프 톱은 뒷좌석 시트 뒤에 접힌 형태로 들어 있다.

◆ 주행성능

시승차는 미니 쿠퍼S 컨버터블. 운전석 버킷 시트는 몸을 안정적으로 잡아주고 편하다. 도심에서는 소트프 톱을 씌우고 창문을 닫은 채 달렸다. 도심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톱을 뚫고 들려왔다. 베이스 모델인 미니 3도어보다 시끄러운 편이다.

국도에서는 톱을 걷었다. 시속 30㎞ 미만에서 루프 프레임에 있는 토글 형태의 스위치를 작동하자 측면 창문과 바가 내려간 뒤 톱이 뒤로 회전했다. 닫을 때는 역순으로 작동했다. 톱을 여는 데 걸린 시간은 18초 이내다. 톱에는 선루프 기능도 있다. 톱 앞부분이 40㎝ 뒤로 이동한다.

속도를 높이자 잠자고 있던 고카트 본능이 깨어났다. 스티어링휠도 날카롭게 반응했다. 노면 소음과 바람 소리가 귀에 거슬렸지만 기존 모델보다는 강도가 약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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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쪽 서스펜션은 딱딱한 편이고 뒤쪽 서스펜션은 부드러웠다. 주행 안정성과 코너링 성능은 만족스러웠다. 좌·우측 현가장치를 연결해 차량의 안정성을 유지해주는 스태빌라이저바를 강화한 효과다.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기존보다 28㎜ 길어진 2495㎜에 달하고 뒷좌석 무릎공간도 40㎜로 확장됐다. 그러나 뒷자리는 여전히 좁다. 어린아이 2명이 타기에도 불편하다. 트렁크 용량은 루프를 열면 16ℓ, 닫으면 215ℓ로 기존 모델보다 25% 증가했지만 작은 물건만 수납할 수 있다.

미니는 해치백이든 컨버터블이든 편안한 차는 아니다. 깜찍한 외모에만 반해 샀다가는 금새 후회한다. 세단보다 시끄러운 소음, 통통거리는 진동, 좁은 실내·트렁크 때문이다. 불편을 즐길 준비된 사람에게만 고카트의 질주 쾌감과 오픈카의 해방감을 선사해주는 콧대 높은 차다. 시끄럽고 좁지만 음악과 춤에 취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클럽을 닮았다.

◆ 경쟁차종

국내서 판매되는 오픈카는 30여 종을 넘어선다. 가장 저렴한 차종은 2000만원대인 피아트 500C이고 가장 비싼 오픈카는 4억원이 넘는 롤스로이스 던이다. 이 중 미니 컨버터블과 직접 경쟁하는 모델은 없다. 폭스바겐이 선보인 골프 카브리올레와 비틀 카브리올레가 경쟁 상대였지만 지금은 판매되지 않는다.

가격만 놓고 본다면 미니 컨버터블(4330만~4830만원)은 피아트 500C(2790만원)와 벤츠 C200 카브리올레(6310만원) 사이에 있다. 세 차종 모두 주요 타깃은 20·30대 젊은 남녀다. 피아트 500C는 귀엽게 생긴 외모 덕에 미혼 여성이 선호한다. 미니 컨버터블은 깜찍한 외모와 달리 강력한 퍼포먼스를 발휘하는 반전 매력을 갖춰 개성과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미혼 남녀가 많이 찾는다. 벤츠 C200 카브리올레는 삶의 여유를 즐기려는 미혼 남녀에게 인기가 많다.

판매대수는 지난해 12월부터 공식 판매에 들어간 벤츠 C200이 가장 많다. 지난해에는 58대, 올 1~8월에는 755대가 각각 팔렸다. 미니 컨버터블은 지난해에는 338대, 올 1~8월에는 281대가 각각 판매됐다. 피아트 500C는 지난해에는 132대 팔렸지만 올 1~8월에는 공급 문제로 8대 판매에 그쳤다.

중고차 가치도 벤츠 C200 카브리올레가 가장 높다. 중고차 가치는 중고차 기업인 SK엔카가 산정한 감가율((신차값-중고차 시세)/신차값×100)로 알 수 있다. 감가율이 낮을수록 중고차 가치가 높아진다. 2017년식 감가율을 살펴보면 벤츠 C200 카브리올레가 14.9%, 미니 쿠퍼S 컨버터블이 20.4%, 피아트 500C가 25.9%다.

◆ 판매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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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쿠퍼 컨버터블은 4330만원, 미니 쿠퍼S 컨버터블은 4830만원에 각각 판매된다. 미니 스마일 할부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36개월, 선납금 30%, 연간 운행거리 2만㎞를 기준으로 월납입금은 쿠퍼 컨버터블이 46만원, 쿠퍼S 컨버터블은 46만5000원이다.

무상점검 보증 기간은 마일리지 제한 없이 2년이다. 엔진과 동력전달 주요 부품은 3년 또는 6만㎞, 배출가스 관련 주요 부품은 5년 또는 8만㎞까지 보증해준다. 기본으로 제공하는 MSI(MINI Service Inclusive)를 통해 신차 구입일에서 5년 또는 5만㎞까지 주요 소모품이나 부품을 무상으로 교환받을 수 있다. 확장 패키지인 MSI XL을 구입하면 소모품 교환과 차량 점검 서비스 기간을 5년, 10㎞로 연장할 수 있다.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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