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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수수께끼 푸는 인형, 3D 캐릭터 튀어나오는 그림책... '스마트토이'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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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IoT 등 신기술 접목된 똑똑한 장난감 전성시대

사람 말 알아듣고 반응... 코딩 교육용으로도 각광

레고·마텔 등 글로벌 기업 이어 한국 기업들도 시장 진출

미국에서 화제인 ‘코그니토이(CogniToy)’라는 인형이다. 인식력(cognitive)을 갖춘 장난감(toy)이라는 뜻이다. IBM 인공지능(AI) 플랫폼 ‘왓슨’과 연동해 백과사전처럼 지식을 알려주고 아이들과 소통한다.

이처럼 인공지능이나 사물인터넷(IoT) 같은 차세대 정보통신기술(ICT)이 접목된 완구를 똑똑하다는 의미로 ‘스마트토이’라 부른다. 일반 완구에는 없는 초소형 컴퓨터 칩이 지식 알려주기부터 소통까지 똑똑한 일들을가능하게 해준다.

스마트토이가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ICT 컨설팅업체 아이데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37억 유로(약 5조333억원)였던 세계 스마트토이 시장 규모는 내년 74억 유로(약 10조666억원)로 2년새 두 배로 성장할 전망이다.

종류도 다양하다. ‘바비’ 인형으로 유명한 완구업체 마텔의 ‘헬로 바비’는 와이파이(Wi-Fi)와 마이크 기능이 내장돼 사람과 대화하면서 실시간으로 날씨를 알려준다. 스케줄을 저장하면 날짜에 맞춰 안내하고, 사람이 “지금 뉴욕에 왔어”라고 하면 “넌 뉴욕에서 뭐가 제일 좋아?”라고 되레 질문까지 한다.

디즈니의 새 그림책은 증강현실(AR) 기술과 만났다. 2차원 그림책에 색을 칠하면 색연필의 질감을 흡수해 실감나는 3차원 캐릭터로 구현한다.

덴마크의 레고가 만든 ‘마인드스톰’ 로봇은 코딩을 가르쳐준다. 제어 모듈과 적외선·터치 센서를 통해 내가 코딩한 대로 움직이는 로봇을 보면서 연구해볼 수 있다.

스마트토이가 인기인 이유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요즘 아이들이 아날로그 장난감보다 ICT 기기를 갖고 노는 데 훨씬 익숙해져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요즘은 만 6세만 돼도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더 관심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런 자녀 교육을 스마트토이로 쉽고 빠르게 하려는 학부모 수요가 늘어난 점도 작용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중요성이 강조되는 코딩 교육에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 여기에 완구와 ICT 양쪽에 관심이 많은 ‘키덜트(아이 취향을 가진 어른)’ 수요까지 겹쳤다.

이에 스타트업뿐 아니라 레고·마텔처럼 지난 수년간 실적이 나빴던 기존 글로벌 완구업체들도 스마트토이 시장에 적극 가세했다.

이장균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면서 아날로그 완구 수요가 급감해 고전하던 전통 기업들이 스마트토이로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기술에 당했지만 거꾸로 신기술을 응용·접목해 사양 산업 위기를 극복하려 한다는 얘기다.

바뀐 트렌드와 급성장 중인 스마트토이 시장의 가능성을 본 한국도 대·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제품이나 서비스 개발·출시에 한창이다. KT는 자체 개발한 가상현실(VR) 기술을 적용한 ‘TV쏙’ 서비스를 최근 선보였다. 아이들은 스마트폰으로 촬영된 자신의 모습이 실시간 TV 화면에 합성돼 VR 안에 있는 것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다. 스타트업인 스마트웰니스는 코딩 교육용 로봇 ‘큐브로이드’를, 인포마크는 각종 스마트토이와 연동되는 키즈폰 ‘준3’를 각각 출시해 해외 진출에도 나섰다.

김선영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국내 스마트토이 시장은 약 50억원 규모로 국내 전체 완구 시장(1조2000억원)에 비해 작지만 성장성이 크다”며 “스마트토이를 처음 접하는 아이들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수요가 그만큼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토이는 1~2년 사이 새롭게 떠오른 블루오션”이라며 “창업 아이템으로도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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