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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애플, '아이폰X' 공개후 열흘만에 시총 52조원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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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가격 불구 기능·디자인 새롭지 않아…실적 기대 하락

이데일리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애플이 아이폰 10주년 기념작 ‘아이폰X’를 공개한 뒤 시가총액이 52조원 넘게 증발했다. 출시가 늦어지는데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기능과 디자인 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줄을 잇고 있어서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이폰8’과 ‘아이폰8+’가 출시된 전날 애플 주가는 151.89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아이폰X·아이폰8·아이폰8+ 등 신제품을 선보인 지난 12일 160.86달러 대비 5.6% 가량 하락한 것이다. 이에 따라 애플 시총도 12일 8308억달러에서 21일 7923억달러로 떨어졌다. 불과 열흘 만에 463억달러(약 52조5000억원)가 사라진 셈이다.

그동안 고공행진을 이어온 것과는 극명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애플 주가는 올 들어 36% 올랐으며, 지난 1일에는 아이폰X에 대한 기대감으로 사상 최고치인 164.05달러를 기록했다.

아이폰X 출시일이 오는 11월 3일로 미뤄진 것이 애플 주가를 끌어내린 결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아울러 아이폰X 가격이 최저 999달러로 비싸게 책정된 것에 비해 기능·디자인 등에서 새롭거나 혁신적이지 못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악영향을 끼쳤다. 암울한 실적 실적 전망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시총 1조달러 돌파 전망도 힘을 잃고 있다. 전직 애플 전문 애널리스트인 라우프벤처스의 진 먼스터는 “애플 주가가 5∼10% 더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중국, 호주, 영국 등에서 판매를 시작한 아이폰8과 아이폰8+에 대한 반응이 미온적인 것도 부정적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가장 중요한 시장인 중국에서의 반응이 탐탁치 않았다. 일부 고객들은 부정적인 평가에 예약 주문을 취소했으며 이들은 아이폰X 구매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보였다고 WSJ은 전했다.

영국 런던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가디언은 “그동안 신규 아이폰이 출시될 때마다 매장 앞에 늘어서 있던 긴 줄이 버스 정류장 수준으로 줄어들었다”며 “처음으로 아이폰을 받은 고객에 대한 박수나 환호성도 없었다”고 전했다.

반면 모건스탠리의 케이티 휴버티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들이 아이폰X 출시를 기다리며 구매 결정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폰8의 판매 부진은 아이폰X에 대한 욕구가 더욱 크다는 것”이라며 “아이폰X는 더 비싸면서 수익성이 높은 모델이어서 애플의 이익을 증대시킬 것이다. 재정적인 측면에선 가장 좋은 결과”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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