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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막말·색깔·극우 ‘흑역사’ 재연…한국당 ‘적폐 유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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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친박 청산’과 당 개혁을 추진중인 자유한국당이 최근 막말 퍼레이드, 극우 인사 기용, 색깔 공세 등으로 새누리당으로 유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정농단을 방치했던 ‘적폐 정당’인 새누리당의 모습으로 돌아가려 한다는 것이다.

한국당의 막말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 직후부터 쏟아지고 있다. 박근혜 탄핵 이후 활발했다가 대선 이후 잠시 주춤했던 ‘막말 정치’가 부활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당 의원들은 지난 11일 김 후보자의 인준 부결 결과가 발표되자 “됐다, 됐어!”, “다음은 (대통령)탄핵이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는 13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재선의원 연석회의에서 MBC KBS 노조 파업과 관련해 “자기들이 정권 잡자마자 노조 애들을 전위대로 내세워서 무지막지한 방법으로 방송을 장악하려 한다”며 “그런 걸 보면서 마치 느낌이 조폭정권 같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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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15일 대구에서 열린 ‘전술핵 재배치 대구·경북 대국민보고대회’에서 “김정은의 기쁨조가 문재인 맞다”며 “김정은 기쁨조는 물러가라”고 주장했다. 이재만 최고위원도 같은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적폐 대상이다. 탄핵감”이라고 말했다.

앞서 홍 대표는 9일 ‘5000만 핵인질 공영방송 장악 저지’ 국민보고대회에서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 중대한 범죄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랬다면 당장 탄핵한다고 대들었을 것이다. 어떻게 해야겠느냐”라며 탄핵 유도성 발언을 했다.

강동호 서울시당 위원장이 6월15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친북하는 종북하는 문재인. 이런 놈을 상대해서 점잖게 나가다가는 나라꼴이 안됩니다. 상대는 아주 나쁜 놈, 깡패 같은 놈”이라고 원색적인 말을 했다.

한국당은 해묵은 ‘이념 공세’도 펼치고 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지난 8월22일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가 과거 진보성향 판사들의 연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에서 활동한 것에 대해 우리법연구회를 사법부의 하나회에 비유하며 “노무현 정부 당시의 적폐 조직이었다”며 “이념 편향적 판결과 패권적 행태를 보이다 결국 국민의 지탄을 받고 해체됐다”고 비판했다.

같은당 이만희 의원은 13일 대정부 질문에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86(80년대 학번, 60년대생) 운동권’이고, 위키리크스는 86그룹을 “반미주의자, 친북주의자로 규정한다”면서 문재인 정부 인사가 친북적이라는 색깔론을 들이댔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미국 정부의 시각이 언제나 옳다고 보지 않는다”고 맞받아쳤다.

이주영 의원도 같은 자리에서 “평화 협정은 북쪽에서 주장하고 남한 동조 세력이 강조한 내용인 거 알죠?”라며 ‘평화 협정’을 체결하자는 주장에 색깔론을 덧씌웠다. 이에 이 총리는 “평화 협정은 문재인 대통령의 발명품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남북 간 합의한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한국당은 22일 극보수 인사와 비리의혹 인사를 ‘디지털정당위원단’에 임명해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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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사에선 이석우 전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이 디지털정당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이 전 이사장은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 감사에서 신입직원 채용비리 등을 지적받은 뒤 올해 3월 자진 사퇴했다. 그는 사퇴 직전까지 고교 동창의 딸을 합격시키는 등 신입직원 채용비리 의혹도 받았다. 이 전 이사장은 박근혜 정부를 지지하는 정치적 편향성을 이유로 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야당 추천 위원들이 그의 임명을 반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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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시절 관제 시위를 이끈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가 부위원장에 선정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 단체인 엄마부대는 세월호 참사 이후 피해 가족들을 비난하고, 촛불집회에 반대하는 시위에 앞장섰다. 특히 주 대표는 지난 18일 검찰에 소환돼 박근혜 정부 시절 관제 시위에 대한 청와대의 지시와 지원 여부, 국정원의 자금 지원 등에 대해 조사받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에 비판적인 행사나 집회에 맞대응했던 해병대전우전국총연맹의 김찬식 본부장도 부위원장에 포함됐다.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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