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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전문가만 본다구…2030에 가까이 다가온 과학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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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전문가·매니아 성역 아냐…삶에 들어온 일상의 과학]

머니투데이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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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서점과 인터넷 포털사이트 '화제의 신간' 코너에 가면 과학도서들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데이터로 본 최근 2~3년간 과학책 출간과 판매 모두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주로 교육 관련 특정 계층이나 마니아층에 의해 소비되던 과학책이 20~30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이는 과학책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 예전과 달라지고 젊은 독자층이 여기 빠르게 반응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의 과학서적은 지식 전달 자체에 중점을 두면서 강연이나 해설 등의 방식을 취하곤 했다. 자연스레 '과학'은 전문적이고 깊이 있는, 다가가기 어려운 학문의 영역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물리·천문, 어려운 수학공식 등을 연상케 하던 과학의 영역이 일상으로 들어왔다. 건강, 약, 놀이, 동·식물 등 생활과 밀접하게 닿아있는 곳에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최근 독자들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은 책 '내 몸 공부'는 쏟아지는 건강 정보 속에서 몸을 제대로, 그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의학지식에 역사와 문학, 예술 등을 버무렸다.

또 삶 곳곳에서 벌어지는 인문·사회학적 현상과 고민에 대해 과학적인 시각과 분석을 제안하는 시도도 이뤄진다. '세상물정 물리학'은 빅데이터를 이용해 민주주의 사회의 소통방식을 이야기하고, 연결망 과학으로 메르스 사태를 분석해 초기 방역실패와 정부의 비공개 원칙을 비판한다. 책 속에서 과학은 우리 삶과 동떨어진 학문이 아니라 사회를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는데 필요한 요소로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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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과학 지식 자체보다는 과학을 다루고 즐기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소재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18일 동아시아 출판사에서 내놓은 과학잡지 '메이커스-어른을 위한 과학' 첫 호는 서울시립과학관 이정모 관장과의 인터뷰를 담아 '일상에 과학을 스며들게 하는 법'에 대해 고민했다. '메이커스'는 일본 가켄 교육출판에서 발행하는 '대인의 과학'의 정식한국어판으로 취미가 과학인 사람들, 일식을 보기 위해 함께 미국으로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 다뤘다. 지난 20일 출간된 이음출판사의 과학잡지 '에피'도 '과학과 삶을 함께 다룬다'는 점을 강조했다. 원자라는 과학소재를 다룰때 대상은 원자핵의 구조와 붕괴, 에너지로 국한되지 않는다. 원자를 연구하는 학자들의 이야기, 원자력 발전소에서 일을 하는 근로자들의 삶이 함께 담긴다.

이러한 과학책의 소재와 전달방식의 변화가 독자들에게 지금까지와는 다른 과학으로 인식되고 있다. 중력파나 인공지능(AI) 등 최근 눈에 띌만한 과학·기술 분야 발전의 성과가 일반 대중들의 관심을 높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과학이 어렵고 따분한, 거리가 먼 학문이 아니라 일상 속 삶과 맞닿아 있는 이야기로 스며들고 있는 것이다.

이경은 기자 kel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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