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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단독] "자는데 왜 깨워"...폭행에 시달리는 버스기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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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잠든 자신을 깨웠다는 이유로 술에 취한 승객이 시내버스 기사를 마구 때리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기사들은 이런 봉변이 한두 번이 아니라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경국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남성이 비틀거리며 운전석으로 달려오더니, 다짜고짜 버스 기사를 때리기 시작합니다.

당황한 기사가 머리를 감싸고 피하려 하지만, 주먹질이 쉴새 없이 이어집니다.

지난 7일 밤 11시쯤 승객 52살 김 모 씨가, 자신을 깨웠다며 버스 기사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모습입니다.

열린 문틈 사이로 주위 사람들이 들어와 말릴 때까지 김 씨의 폭행은 계속됐습니다.

운전자 폭행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던 김 씨는 이후 불구속으로 풀려났지만, 갑작스러운 봉변으로 전치 3주의 부상까지 당한 60대의 기사는 여전히 폭행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장 모 씨 / 피해 버스 기사 : 허무한 거죠. 살다가 참. 이런 일은 없어야 하는데…. (머리)만 다짜고짜 때린 거에요. (운전석에) 앉자마자 쫓아와서 때리기 시작한 거에요.]

이 같은 버스 기사들의 수난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지난해 인천에서는 앞차가 자신을 태우지 않았다며 애꿎은 뒤차 버스 기사를 때린 40대가 경찰이 쏜 테이저건을 맞고 붙잡혔고, 충북 보은에서도 안전띠를 매라는 요구에 승객이 기사를 폭행하며 난동을 부렸습니다.

전문가들은 직업에 대한 편견이 이런 행동의 원인이라고 지적합니다.

[이병훈 /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서비스 종사자 등에 대해서는 마치 자기가 갑인 것처럼. 필요해서 이용하면서도 그런 일을 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하대하는 인식이 많이 작용하는데….]

운전기사를 분풀이 대상으로 보는 일부 몰지각한 승객 때문에, '시민의 발' 기사들은 두려움 속에 운전대를 잡고 있습니다.

[장 모 씨 / 피해 버스 기사 : 나이 먹고 운전하는 것도 억울한데, 기사가 손님을 생각하는 것만 같으면 괜찮은데…. 죽지 못해서 하는 거예요. 죽지 못해서.]

YTN 이경국[leekk042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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