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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3년 만에 국내 대회 최나연 "반드시 재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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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재기를 다짐하는 최나연.(KLPGA 제공)



(양주=연합뉴스) 권훈 기자= 최나연(30)은 신지애(29)와 함께 한국 여자 골프의 황금세대 '세리키즈'의 대표 주자였다.

고등학생 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ADT 캡스 인비테이셔널을 제패해 일찌감치 스타 탄생을 알린 최나연은 국내에서 8승, 그리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도 9차례 우승했다.

2012년 US여자오픈 우승으로 메이저 챔피언의 반열에도 올랐다. 누적 상금이 1천만 달러를 넘어선 선수 13명 가운데 한 명이다.

최나연은 그러나 2015년 가을부터 슬럼프에 빠져들었다. 브리티시여자오픈 때 추운 날씨에 허리 부상이 도진 게 화근이었다.

이미 시즌 2승을 거뒀던 최나연은 3승 이상을 올리고 싶은 마음에 아픈 허리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대회 출전을 강행했다. 하지만 통증 탓에 스윙이 나빠졌고 나빠진 스윙은 허리 부상을 악화시켰다.

성적이 추락하자 내성적이고 생각이 많은 최나연은 겉잡을 수 없이 몸과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최나연은 올해 상금랭킹 140위(3만3천743달러)에 세계랭킹 171위까지 떨어졌다.

우승은커녕 컷 통과가 급선무가 됐다.

최나연은 22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OK 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쳤다.

2014년 KDB대우증권 클래식 이후 3년 만에 국내 대회 출전이다.

석 달 만에 60대 타수를 적어낸 최나연은 "첫 홀에서 떨렸다. 나를 응원하러 오신 분들 기대를 저버리지 않게끔 잘 쳐야겠다는 생각에 부담이 컸다"고 말했다.

최나연은 서슴없이 슬럼프라는 사실을 밝혔다.

그는 "굉장히 힘든 건 사실"이라면서 "처음엔 슬럼프가 왔을 땐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러다 자꾸 약해졌다. 나는 이대로 끝날 선수라는 생각에 괴로웠다"고 털어놨다.

내성적이고 자신에 엄격한 최나연은 성격은 더 깊은 수렁으로 몰아갔다.

"다른 선수가 10개를 한다면 난 50개를 완벽하게 해야 하는 성격"이라는 최나연은 "내게 더 관대했더라면 슬럼프가 없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최나연은 지금은 슬럼프에서 빠져나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전날에도 심리 상담사와 1시간 30분가량 대화를 나누며 1라운드 경기를 준비했다는 최나연은 "슬럼프 동안 성적과 관계없이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내 이름을 불러주는 갤러리에게 많은 힘을 받았다"는 최나연은 "그런 긍정적인 에너지가 오늘 경기에서도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웃었다.

그는 티샷이 좋지 않으면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지만, 이날은 달랐다.

"그냥 쇼라고 생각하고 드라이버를 부담 없이 펑펑 쳤더니 다음 결과가 좋게 나왔다"고 그는 고백했다.

최나연은 이날 어드레스를 하기 전에 꼭 하늘을 쳐다봤다. 누군가가 "왜 땅만 보냐"고 지적해줬기 때문이다. 평소에 고개를 숙이고 걷는 버릇이 있던 최나연은 정신이 퍼뜩 들었다고 한다.

"일부러라도 웃으면서 하늘을 봤다. 그런데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더라"

최나연은 "반드시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다짐했다.

"끝까지 투어에 남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최나연은 "이대로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최나연은 "내 노력을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또 한 번 다짐했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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