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北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첫 성명…의미는?

댓글 5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뉴스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2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국제 사회를 향해 직접 성명을 발표 했다고 노동신문이 22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2017.9.22/뉴스1 © News1 임준현 인턴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 폭탄에 대응해 발표한 성명에서 눈에 띄는 점 중 하나는'국무위원회 위원장' 명의라는 점이다.

김정은은 국무위원회 위원장뿐 아니라 북한 노동당 위원장, 북한군 최고사령관 등 총 3개 직함을 갖고 있다.

이 가운데 '국무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성명을 낸 것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강경 발언을 쏟아낸 트럼프 대통령과 격을 맞춰 직접 상대하겠다는 의도인 것으로 추측된다. 국무위원회는 우리나라로 치면 행정부에 해당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에서 국무위원회는 당과 군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서 정부를 대표하는 기구인데 미 행정부 수장인 트럼프 대통령에 견주어 강대강 대결 구도를 택하기 위해 국무위원장 자격을 택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국무위원회는 지난해 6월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4차 회의에서 신설된 북한 최고지도기관이다. 당시 북한은 헌법을 개정해 국방위원회를 폐지하고 '국가 주권의 최고정책적 지도기관'으로 국무위원회를 신설했다.

김정은은 그때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직함을 버리고 국무위원회 위원장으로 추대됐는데 이로써 아버지 김정일의 '선군정치'가 막을 내리고 국정 운영의 정상화를 꾀한 것으로 평가됐다.

김정은의 이날 성명은 이런 측면에서 국무위원회가 북한의 최고권력 기구임을 재확인한 것이기도 하다.

이날 김정은의 성명은 북한 정권에서 나온 첫 최고지도자 성명이라는 점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북한 최고지도자 명의의 성명은 김일성·김정일 집권 시대에도 한번도 발표된 적이 없다.

북한은 그간 국제사회를 향해 목소리를 낼 때는 외무성 등 주요 기관 명의의 성명이나, 대변인 성명, 대변인 담화 등을 발표했다.

그간 북한에서 나온 성명 중 가장 권위가 높은 것은 '정부 성명'으로 알려졌다. 정부 성명은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 선언 등 주로 중대 결정 사항을 발표할 때 제한적으로 나왔는데 1990년대 이후 최근까지 30여년 간 7차례 밖에 나오지 않았다.

이날 성명은 정부 성명 보다 더 수위가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은 수령 절대 독재 국가이고 수령이 헌법과 당규약 위에 존재하기 때문에 이번 성명은 현재까지 나온 것 중 최고 수위"라며 "북한 체제와 '최고 존엄'인 자신을 건드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맞대응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무게감으로 인해 그의 성명에서 언급된 초강경 대응조치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우려된다.

다른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한 발언은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기보다 최고 지도자로서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김정은도 정부 성명이 아닌 지도자 명의 성명을 택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letit25@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