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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삼성 올해도 9위...암흑기의 시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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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에 암흑기가 도래하는 걸까. 지난해에 이어 또 9위까지 처진 삼성은 지난 17일 두산에 지면서 80패(53승5무)를 기록, 한 시즌 최다 패배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78패(65승1무)로 1982년 창단 이후 한 시즌 최다 패배 기록을 세운 데 이어 2년 연속 불명예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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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퇴장 (대구=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3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 기아에게 5-1로 패배한 삼성 선수들이 퇴장하고 있다. 2017.8.30 psykims@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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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시즌 초반부터 어두웠다. 4월 초 10년 만에 7연패에 빠지면서 10개 팀 중 가장 낮은 10위로 곤두박질쳤다. 지난 6월 21일 9위로 한 계단 상승한 후, 7월에는 8위까지 올랐지만 거기까지였다. 다시 9위로 주저앉고 시즌 종료를 바라보고 있다. 2002년 한국시리즈 첫 우승을 시작으로 7차례나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하며 구축한 '삼성 왕조'는 2년 만에 완전히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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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중앙일보]




'저비용 고효율'을 목표로 삼은 지난해부터 삼성의 전력은 급격하게 약화됐다. 지난해 말 부임한 김한수 삼성 감독은 "2016년의 가장 큰 문제는 마운드였다"고 진단했는데, 올 시즌 문제도 마운드였다. 팀 평균자책점은 5.87로 최하위다. 선발투수 중 두 자릿 수 승수를 올려준 건 윤성환(12승)이 유일하다. 삼성은 윤성환과 원투펀치를 구축했던 FA(자유계약) 차우찬(4년 95억원)을 잡지 못했다. 대신 잠수함 투수 우규민(4년 65억원)을 LG로부터 데려왔지만 우규민은 잦은 부상으로 6승(10패)에 그쳤다. 평균자책점은 5.27로 부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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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차게 공 던지는 삼성 윤성환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20일 오후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7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삼성 선발 투수 윤성환이 역투하고 있다. 2017.7.20 yongtae@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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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수 농사도 흉작이었다.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던 앤서니 레나도(2승3패)와 재크 페트릭(2승9패)이 거둔 승수는 4승에 그쳤다. 레나도는 7월말 오른 손가락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삼성은 내년에도 새로운 외국인 투수를 구해야 한다.

타자들도 썩 좋지 않았다. 부동의 삼성 4번타자였던 최형우(KIA)가 FA 자격을 얻어 KIA로 이적하면서 올해는 새로 영입한 외국인 타자 다린 러프가 4번을 맡았다. 그런데 러프는 한창 상승세를 이끌어야 할 4월에 타율 1할대로 퇴출 위기에 내몰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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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월 솔로 홈런 날리는 삼성 러프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2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5회초 2사 삼성 러프가 좌월 솔로 홈런을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2017.6.22 yatoya@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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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시즌 중반부터 맹타를 휘두른 러프는 타율 0.320, 31홈런, 123타점으로 활약하고 있다. 러프는 타점 1위로 타점왕을 노리고 있다. '삼성의 미래'인 구자욱도 살아나 타율 0.315을 기록하고 있다. '국민 타자' 이승엽도 22홈런을 쏘아올리며 삼성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러나 예전에 비해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내년에는 삼성 타선이 더 약화될 전망이다. 삼성 구단은 러프와 재계약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선수들의 정신적 멘토 역할을 하는 이승엽이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한다. 3~5번 중심타선 구축이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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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투어' 이승엽, 잠실서 팬사인회 (서울=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삼성라이온즈 이승엽이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은퇴투어 행사에 앞서 팬 사인회를 하고 있다. 2017.9.3 mtkht@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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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삼성은 올 시즌 총체적 난국이었다. 마운드가 흔들리면서 공격도 속수무책이었다. 주장 김상수마저 제대로 출전하지 못하면서 수비도 세밀하지 못했다"고 했다. 삼성 주전 유격수 김상수는 '명품 수비'로 유명하다. 하지만 올해는 발목과 허벅지 부상으로 40경기에만 출전하고 있다.

삼성이 환골탈태하기 위해서는 FA나 트레이드로 걸출한 선수를 영입해야 한다. 현재 내년에 삼성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카드는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선발한 우완 강속구 투수 양창섭(덕수고) 정도다. 이종열 해설위원은 "삼성은 2년간 주전으로 기용할 수 있는 선수를 육성하는데도 실패했다. 외부에서 선수를 데려오지 않는다면, 내년에도 희망이 없다"고 꼬집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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