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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日 축구 한류…골키퍼 다음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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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일본 프로축구 J리그에는 한국인 골키퍼 열풍이 불었다. 정성룡(가와사키 프론탈레), 김승규(비셀 고베), 권순태(가시마 앤틀러스) 등 전현직 국가대표 골키퍼들이 수호신을 자처하며 '메이드 인 K리그'의 힘을 보여줬다. 이제는 그 범위가 조금 더 넓어져 J리그에 '지도자 한류'가 불 조짐이 보인다.

일본 스포츠매체인 스포츠호치는 지난 11일 "FC 도쿄가 다음 시즌 감독 후보군으로 FC 서울 사령탑을 지낸 최용수 감독에 대해 본격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을 지휘했던 펠릭스 마가트 감독과 함께 부진한 FC 도쿄를 살려낼 적임자로 주목받고 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이뿐만이 아니다. 일본 스포츠매체 산케이스포츠는 지난 13일 "감바 오사카의 차기 감독 후보로 전 한국 국가대표 감독 홍명보가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슈퍼리그 항저우 그린타운에서 지난 5월 사퇴한 홍 감독도, 지난 6월 역시 중국 슈퍼리그 장쑤 쑤닝 지휘봉을 내려놓은 최 감독도 휴식 중이기에 J리그로 갈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처럼 J리그가 관심을 갖는 한국인 감독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선수 시절 J리그 경험이 있고 비교적 이른 나이에 감독으로 데뷔해 성과를 이뤘다는 점이다.

이들은 이미 일본 축구에 익숙한 데다 J리그 인맥이 풍부하기에 적응이 짧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각자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과 2013년 아시아 올해의 감독 수상 등 이미 지도자로서 자리를 잡은 이들이기에 J리그 클럽들도 군침을 흘리는 것이다.

이미 그 좋은 예시가 있다. 현재 세레소 오사카를 이끌고 일본 무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윤정환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J리그에는 현재 윤 감독 외에도 에리크 몽바에르(프랑스·요코하마 마리노스), 마시모 피카덴티(이탈리아·사간 도스), 넬싱뇨 바프티스타(브라질·비셀 고베) 등 4명의 외국인 감독이 있다. 지난 7월까지 우라와 레드를 이끌었던 미하일로 페트로비치(세르비아) 감독과 브라질에서 일본으로 귀화한 로페스 와그너(알비렉스 니가타) 감독까지 고려하면 1부리그 18팀 중 3분의 1이 외국인 감독을 쓴 셈이다.

그중에서도 윤 감독은 돋보인다. 올 시즌 2부리그에서 승격한 세레소 오사카는 중하위권으로 평가받았던 약체지만 선수 시절 세레소에서 뛰었던 윤 감독의 지도를 받은 뒤 초반 선두까지 치고 나가며 일본 축구계를 놀라게 했다. 현재 세레소는 14승6무6패(승점 48점)로 4위에 올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

선수 시절 '저비용 고효율 용병'의 대명사였던 이들이 지도자로도 성공을 거둔다면 자신에게도 나쁠 게 없다. 우선 중국과 달리 시스템이 이미 정비돼 있어 안정적이고 한국보다 높은 연봉을 보장받을 수 있다.

한준희 축구해설위원은 "뛰어난 외국인 선수 몇몇에 의존하는 중국보다 발전된 리그인 만큼 지도자 자신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제 한국 축구는 중국이 아닌 일본과도 지도자 모시기 경쟁을 해야 할 판이다.

다만 변수가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현재 공석인 U-23 대표팀 감독을 조만간 선임할 예정이다. 내년 1월 AFC U-23챔피언십에 이어 8월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길게는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바라봐야 하는 중요한 자리인 만큼 감독으로서도 욕심을 내볼 만한 자리다. 최 감독 등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어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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