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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역대 최다 '23만 청약대군' 몰린 부산 명지더샵 어떤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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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1순위 청약결과 22만9700여명 청약

특별공급 제외한 1648가구 평균 경쟁률 139대1

청약조정지구 제외된데다 낮은 분양가 등 영향

지금은 교통불편하지만 장래 지하철 운행 예정

중앙일보

부산 명지신도시 분양현장 혼잡 15일 포스코건설이 부산 강서구에 마련한 '명지 더샵 퍼스트월드' 견본주택 입장하려는 시민들의 대기행렬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도로에는 불법주차 차량으로 혼잡을 빚기도 했다입장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7시간 넘게 걸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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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지난 15일) 갔다가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엄두가 나지 않아 그냥 되돌아왔다. 어제(16일)는 휴일이라 마음먹고 오후에 찾아갔다. 하지만 모델하우스 앞의 줄이 장난이 아니었다. 길게 늘어선 줄이 15줄 정도 되는 것 같았다. 두 시간 만에 겨우 모델하우스에 들어갈 수 있었다.”

최근 부동산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글이다. 이 글을 올린 사람이 찾아간 곳은 부산 강서구 명지동 명지국제신도시(1단계 면적 4.48㎢)의 ‘명지 더샵 퍼스트 월드’의 모델하우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1일 이 아파트 1648세대(특별공급 1288세대 제외)의 1순위 청약을 마감했더니 부산과 기타 지역(경남·울산)에서 22만9734명이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경쟁률 139.4대 1이다.

부산 1순위 청약자 수가 21만9233명으로 95%를 차지했다. 부산지역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약 70만 명으로 추산되는 것을 고려하면 가입자 3.5명 중 1명이 청약을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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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명지신도시 분양현장 혼잡 15일 포스코건설이 부산 강서구에 마련한 '명지 더샵 퍼스트월드' 견본주택 입장하려는 시민들의 대기행렬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도로에는 불법주차 차량으로 혼잡을 빚기도 했다입장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7시간 넘게 걸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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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 단지의 1순위 청약에 23만명이 몰린 것은 2000년대 들어 역대 최대 청약자 수라는 게 부동산 업계의 설명이다. 지금까지 청약자 수 최대 단지는 지난해 4월 말 경남 창원시 의창구 중동 옛 39사단 터에 분양된 ‘창원 중동 유니시티’ 1·2단지. 2146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20만6764명이 신청했다. 부산에서는 지난해 9월 GS건설이 동래구 명륜동에 분양한 ‘명륜자이(671가구)’가 기록한 18만1152명이 최대였다.

명지 더샵의 평형별 경쟁률은 2블록 99㎡가 120세대에 1만7706명이 신청해 203대 1, 3블록 99㎡는 102세대에 1만4453명이 신청해 19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명지 더샵은 아파트 2936세대(80·84·99·113㎡,지하 3~지상 34층 20개 동)와 오피스텔 260실(지하 3~지상 26층)을 짓는 사업이다. 입주는 2020년 8월 예정이다.

이 아파트에 '청약 광풍'이 분 이유는 부산 강서구 지역이 청약조정지역에서 제외돼 있기 때문이다. 청약조정지역은 정부의 8·2부동산 정책으로 분양권 전매제한, 양도세 중과, 1주택 비과세 요건 강화(2년 거주), 가구당중도금 대출 1건 같은 규제가 적용된다. 다만 명지 더샵의 부지는 부산시가 개발 중인 명지국제신도시의 공공택지여서 1년간 전매제한이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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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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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달리 부산 해운대·연제·동래·수영·남·부산진구와 기장 군 등 7곳은 청약조정지역이다. 이르면 11월부터 분양권 전매제한이 시행될 전망이다. 정부는 청약 과열 현상을 보이는 지역을 즉각 청약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하겠다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 등 각종 규제 발표 속에서 본격적인 규제 전 마지막 ‘청약 로또’라는 인식이 반영돼 청약조정지역이 아닌 강서구에 ‘풍선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 아파트의 경우 낮은 분양가가 청약광풍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929만원으로 중도금 이자와 발코니 확장비를 감안해도 84㎡기준 3억2000만~3억6000만원 수준이다. 명지국제신도시의 기존 아파트(3.3㎡당)가 평균 1300만원을 넘는 것을 감안하면 1억원이상 싼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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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 더샵 퍼스트월드 조감도. [조감도 포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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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청약을 앞두고 주변 부동산업소와 청약 예정자들 사이에서는 “당첨만 되면 웃돈(프리미엄)이 1억원을 넘을 것”이란 얘기가 돌았다. 이영래(40)부동산서베이 대표는 “명지 더샵의 청약광풍은 거액의 시세차익을 노렸기 때문”이라며 “최근 서울의 반포 '센트럴 자이'처럼 시세차익이 많다고 생각되면 청약과열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강서구에서 불법 분양전매가 성행할 경우 정부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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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 더샵 퍼스트월드 입지환경.[사진 포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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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가 분양된 명지국제신도시는 남해 바다와 낙동강이 지척이다. 고층의 경우 낙동강과 바다 조망이 기대된다. 기존 논밭을 대지 등으로 바꿔 신도시로 만드는 곳이다. 현재 7800여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입주 예정 물량을 고려하면 내년 하반기에는 9000여가구로 늘어날 전망이다. 인근에는 명지신도시 2단계(면적 1.92㎢), 에코델타시티, 물류산업단지, 항공클러스터 같은 대규모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인근 부동산소개소 김도연(40) 대표는 “명지 더샵은 명지신도시 1단계 사업 구역에서 마지막으로 분양되는 대규모 단지인데다 1군 업체가 짓고 장래에 지하철운영 등 투자가치가 있다고 판단돼 수요자의 기대감을 높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인근에 낙동강을 가로 지르는 교량이 을숙도대교 하나 뿐이어서 부산시내에 이동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린다. 주민들이 출·퇴근에 교통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에 부산시는 명지신도시를 통과하는 부산도시철도 하단~녹산선과 강서선(대저~명지)을 2025년쯤 개통할 예정으로 착공을 위한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 인근 지역에 교량건설도 추진 중이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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