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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시간강사 해고 부른 '전임교원강의담당비율' 지표 삭제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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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대학구조개혁평가 2차 권역별 의견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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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교육부가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전임교원 강의담당비율' 지표를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간강사 대량해고를 부르고 전임교원에게 과도한 강의 부담을 지운다는 비판을 받아온 지표다.

교육부는 22일 전남대에서 열린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 2차 권역별 의견수렴'에서 이 같은 내용의 수정안을 발표했다.

앞서 교육부는 3월9일 '2주기 대학구조개혁 기본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정권 교체 후 수정안을 만들어 지난달 25일 공개했다. 1차 의견수렴 후 들어온 의견 검토 결과를 이날 공개하고 권역별 의견수렴에 들어갔다.

이날 충청·호남권 의견수렴회에서 교육부는 '전임교원 강의담당 비율'을 구조개혁 평가지표에서 삭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2점에서 1점으로 배점을 줄이겠다고 했다가 다시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임교원강의담당비율 지표는 시간강사 단체들이 가장 강하게 반대해온 평가지표다. 원래는 교육의 핵심인 전임교원을 더 많이 임용해 이들에게 강의를 맡겨서 교육의 질을 높여보자는 취지가 들어 있었다.

현장은 거꾸로 반응했다. 전임교원을 늘리기보다 기존 전임교원에게 강의를 더 맡겼다. 대신 시간강사는 해고했다. 강사법(고등교육법 개정안)과 맞물리면서 지난 5년간 2만명 안팎의 시간강사가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시간강사노조는 파악하고 있다. 전임교원도 시간강사도 모두 반대하는 지표인 셈이다.

전임교원을 뽑을 때도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을 임용해 주당 12~15시간의 강의를 몰아서 맡겼다. 비정년트랙은 사실상 비정규직이다. 보통 2~3년 단위로 재계약하고 임금도 정년트랙의 60~70%다. 전임교원 확보율에는 포함된다. 적은 비용으로 교원확보율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시간강사 노조에서도 반대했지만 전임교원도 강의 부담이 높아지면서 교원의 또 다른 역할인 연구나 학생지도, 사회봉사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라며 "전임교원 확보율 지표가 있는데 중복으로 평가하는 면도 있고 해서 삭제를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립대 법인의 책무성 지표는 다소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1차 의견수렴에서 법인 책무성 지표를 2단계에서 1단계로 옮기고 배점도 1점에서 3점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법인 전입금 비율과 법정 부담금 부담률을 평가한다.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는 1단계에서 상위 40%가량의 대학을 '자율개선대학'으로 선정하고 나머지를 대상으로 2단계 평가를 실시하는 방식이다. 정원감축, 재정지원 제한 등 구조조정은 하위 대학에 집중된다.

하지만 법인 책무성 지표는 상대적으로 편차가 심한 지표여서 평가 결과가 왜곡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015년 실시했던 1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는 0.1점도 되지 않는 점수 차이로 우수대학과 부실대학이 결정됐다.

이에 따라 법정부담금 부담률 지표의 만점기준을 100%에서 중위수준으로 낮추고 개선정도를 새로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법인 전입금 비율도 법인의 재정규모 대비 법인 전입금 비율, 수익용 기본재산의 수익금 중 교비회계 전출 비중 등을 고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학생지원' 항목을 평가할 때 정부재정지원사업 실적을 반영하는 것은 확정됐다.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지원사업이나 대학자율역량강화지원사업(ACE+) 등 정부재정지원사업을 하면서 낸 성과를 Δ취·창업 지원 Δ진로·심리상담 지원 Δ학생 학습역량 지원 평가에 반영한다. 단 장학금 지원 지표에는 반영하지 않는다.

교육부는 이날 충청·호남권을 포함해 세 차례 권역별 의견수렴을 실시한 후 시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영남·제주권 의견수렴은 25일 부산적십자회관에서, 수도·강원권은 27일 서울 AT센터에서 열린다. 같은 날 오전에는 전문대, 오후에는 일반대 의견을 듣는다.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해 교육부는 2014년부터 3주기로 나눠 대학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2022년까지 대학정원을 총 16만명 줄일 계획이다. 올해부터 2019년까지 진행하는 2차 대학구조개혁평가의 정원감축 목표는 5만명이다.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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