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내 차 빌려주고 돈 벌자’ 카모니 최홍우 대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디지털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놀고 있는 내 집을 P2P(Peer to Peep) 방식으로 공유해 이익을 얻게 해주는 플랫폼이 에어비앤비다. 놀고 있는 개인 차량을 공유하는 차량공유 플랫폼은 찾아보기 어렵다. 국내에 차량공유 사업이 여럿 진행되고 있지만 쏘카, 그린카 등 대부분 B2C(Business to Customer) 모델이다. 엄밀히 말해 초단기 렌터카 사업에 가깝다.

P2P 차량공유 사업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이유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81조 자가용의 유상대여 금지 조항 때문이다. 스타트업 카모니는 사업 등록을 자동차대여업이 아니라 '탁송업'으로 등록함으로 이 조항을 피해갔다. 탁송업은 차를 가져다주는 사업이다. 카모니 최홍우 대표를 만나 자세한 사정을 들어봤다.

디지털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최홍우 대표가 사업 모델을 처음 구상하게 된 계기는 여자친구와 데이트 문제였다.

최 대표는 '당시는 차량 공유 서비스가 활성화되기 전이었다. 렌터카는 비용이 부담스러워 친구의 차를 빌려 데이트를 하고 밥을 한 끼 대접하곤 했다. 어느 날 문득 주변을 둘러보다 보니 널려있는 것이 주차된 차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웃끼리 차를 공유하는 플랫폼이 있으면 편리하겠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자동차 업계의 에어비앤비라 불리는 '투로(Turo)'가 있다. 9월 초 타임러AG 등에서 총 1000억원 규모의 펀딩을 유치했다. 한국에서도 SK가 지분투자에 참여해 화제가 됐다. 2012년 싱가폴에서 사업을 시작한 'PP주처(PP租车)', 유럽의 '드리비(drivy)' 모두 개인 차량을 이웃과 공유하는 사업이다.

최 대표는 동일한 사업이 국내에서는 불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마침 정부에서 공유경제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풀어주겠다는 소식이 전해져 사업 준비에 들어갔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법 개정 등 규제 해소 진도는 지지부진했고, 다른 방법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없을까 고민했다. 그러다 탁송업이라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게 됐다'고 전했다.

카모니의 약관을 살펴보면 '차주 회원은 대여료를 받아서는 안 되며 무료로 차량을 공유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법적으로 엄연히 따지면 카모니의 수익모델은 차량 탁송 건을 중개해 수수료를 얻는 방식이다.

최 대표는 카모니 창업 전 쏘카에서 1년 동안 직접 근무하면서 경험을 쌓았다. 그는 'P2P 차량공유의 경우 쏘카 같은 시스템보다 관리가 더 어렵다. 쏘카의 경우 이용자만 신경을 쓰면 되지만 P2P 플랫폼에서는 이용자와 차주를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쏘카에서의 경험이 없었다면 절대 시작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P2P 차량공유 서비스의 강점은 가격이다. 최 대표에 따르면 주말에 하루 중형차(신차 기준)를 빌릴 때 보험료를 포함해 렌터카는 약 12만원, 차량 공유 서비스는 10만원 정도 비용이 든다. P2P 차량공유는 차량확보 및 관리, 주차지 등의 비용이 거의 들지 않으므로 총 8만원 수준으로 더 저렴한 가격에 차를 대여할 수 있다.

아직 사업 규모는 작다. 보유 차량은 30대를 조금 넘는 수준이며 강남 지역 5개 구에서만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거래액은 월평균 55% 성장하고 있으며 이용자의 재사용률 역시 42% 수준으로 높다. 3년 이내의 새 차와 외제차의 비중이 각각 44%, 20%로 높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차량 유지비 이상 수익을 올리는 차주의 비율도 80% 이상이라고 전했다.

이용방식도 아날로그다. 아직 스마트폰을 활용한 차량 전달 등의 시스템은 적용하지 못했다. 카모니가 직접 차를 전달하거나 차키의 장소를 공유하는 방식을 택했다. 최 대표는 '향후 사업 규모가 커지면 관련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아직까지는 규모가 작아 직접 차량을 공유하는 것에 큰 어려움이 없다'고 설명했다.

사업 확장에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공유의식의 부족함'을 들었다. 빌려준 차를 타인이 함부로 쓰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최 대표는 향후 공유경제 플랫폼들을 통해 쌓인 '신용' 데이터가 이런 문화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는 '지금까지 신용이라는 개념은 대출, 지불능력 등 금융 분야에 국한되는 경향이 있었다. 앞으로는 우버나 에어비앤비에서 그 사람이 받은 평점 데이터들도 신용 데이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바람직한 행적이 자산이 되는 시대가 온다면 '공유지의 비극'같은 부분이 상당히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