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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초 발표된 X-E3는 X-E2의 후속기종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X 시리즈의 최종 진화형같은 카메라다. RF 카메라 같은 겉모습은 차용했지만 X100F처럼 뒷면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버튼을 오른쪽으로 몰아 한 손으로 사용하기 편하게 설계했다. 본체는 물론 다이얼 등 전반에 걸쳐 곡선형으로 깎아놔서 최신예 디지털 기기다운 세련미가 흐른다. 휴대성은 유지하면서 무게 균형을 잘 잡아 한 손으로 촬영해도 안정적이고 편하다.
외형만큼 내부도 변했다. 변했다기보다는 말 그대로 업그레이드됐다. 이미지 센서와 프로세서는 플래그십 모델인 X-Pro2와 X-T2와 같은 사양이다. 대신 후지필름은 그 알고리즘을 변경해 성능을 개선했다. 후지필름은 이전에도 펌웨어 업데이트만으로 같은 카메라를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업그레이드하는데 특기를 발휘해왔다. AF를 비롯해 성능 전반이 향상됐다는 게 후지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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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X-E3는 X-E2가 아닌 X-T2나 X100F와 비교해야 공정할 듯 싶다. X100F는 RF 스타일 카메라 중 유일하게 라이카와 비견될 만큼 호평을 받았고 지금도 인기리에 판매중이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X-E3는 확실히 그 이상을 기대해도 좋다는 점이다.
후지필름이 X 시리즈를 처음 출시했을 때부터 거의 모든 기종을 만져봤으니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X-T2가 처음 선보였을 때만 해도 연사나 발열, 동영상 등 자잘한 부분에서 계속해서 지적할 만 한 부분이 있었다. 사진의 품질이나 촬영에 큰 영향을 끼칠만한 점들은 아니었지만, DSLR이나 경쟁 기종과 비교하면 얘기가 나올만한 점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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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E3를 4일간 사용하면서 거슬리는 점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X-T2를 주로 사용해서인지 커맨드 다이얼이 앞에만 있는 점이 어색하긴 했어도 그 외에는 각 버튼에 주요 기능을 원하는 데로 설정할 수 있어서 금세 익숙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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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mm F2 WR 렌즈와의 궁함은 정말 좋았다. 35mm 환산 50mm로 전천후로 사용할 수 있고 밝은 렌즈덕에 손떨림 보정기능의 부재를 점을 빠른 셔터 속도 확보로 보완할 수 있었다. 크기 자체가 워낙 작아 어떤 피사체를 찍던, 카메라를 어디에 올려두던 크게 의식하지 않아 편안하기도 했다. 매그넘과 콜라보한 필슨 하비 매신저 가방을 여행 시 애용하는데 X100 시리즈보다 더 궁합이 좋다고 느껴졌다. 오래 걸어도 어깨패드에 걸리는 무게가 신경 쓰이지 않고, 필요할 땐 언제나 넣고 뺄 수 있었다. 후지 18-55mm 렌즈는 가방에 함께 넣어 놓고는 한 번을 쓰지 않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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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크롭. 물의 장력이 느껴질 정도로 표현이 생생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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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카메라의 장점인 풍부한 계조와 색감을 살리기 위해 되도록 DR400으로 촬영했다. 샤프니스는 +1만 설정해도 차고 넘치게 선명했다. 억지로 만들어낸 선명함은 그라인더로 갈아낸 금속처럼 모서리가 부자연스럽게 날카로운데 X-E3의 사진들은 경계가 분명하면서 완만한, 자연스럽고 생생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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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 AF는 작거나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 촬영에 무척 유용하다. LCD를 보면서 촬영 각도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곳에 AF를 맞출 수 있어 쓸모가 많다. 종일 촬영하고 프리뷰를 해도 배터리가 절반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일반적인 촬영이라면 추가 배터리조차 필요하지 않을 만큼 효과적인 배터리 관리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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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시뮬레이션 아크로스 모드. 흑백필름으로 촬영한 것 같은 질감이 기존 흑백과 확연히 차별화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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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G 촬영, 후보정을 하지 않았다. 후지필름의 계조는 정말 '믿고 쓸만'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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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해본 제품은 상용제품이 아니라서 그 성능을 100% 발휘해봤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후지필름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X 시리즈를 몰고 갈는지 확연히 알 수 있었다. X-E3에서 구현된 여러 업그레이드는 곧 펍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X-T2, X-Por2 등 최신 모델에 적용 가능하다고 하니 기대해 볼만 하다.
[리뷰조선 안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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