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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무비톡톡] '아이 캔 스피크' 나문희·이제훈에게 당했다(ft.웃음+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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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김보라 기자]영화 ‘아이 캔 스피크’(감독 김현식)는 오지랖 넓은 민원 여왕 할머니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발랄하게 비튼 코믹 감동 드라마이다. 강제 징용이라는 아픈 역사인 위안부를 소재로 하면서도 심각하고 무겁지 않게 문제의 핵심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했다.

‘아이 캔 스피크’의 전적인 재미와 감동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연기한 배우 나문희의 내공 깊은 연기력 덕분이다. 러닝 타임 119분 동안 관객들을 웃기면서도 울리는 그녀의 연기가 영화의 매력을 배가시킨 것이다. 여기에 ‘파수꾼’부터 ‘박열’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서 연기력을 입증 받은 이제훈의 젊은 에너지가 시너지를 더했다.

수많은 민원 제기로 구청의 블랙리스트 1호로 오른 옥분(나문희 분)과 원칙과 절차만이 답이라고 믿는 9급 공무원 민재(이제훈 분)가 영어를 통해 엮이게 되면서 할머니의 과거사가 밝혀진다.

‘아이 캔 스피크’는 일본군 위안부 사죄 결의안이 통과되었던 2007년의 이야기를 휴먼 코미디라는 대중적인 틀 안에 녹여내 누구나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로 제작됐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현재를 조명하고 용기 있게 전 세계인들 앞에서 증언한 그녀의 적극적인 삶의 태도를 통해 긍정의 에너지를 전한다.

단순히 할머니와 구청 직원의 케미스트리를 다룬 영화가 아니라는 점은 극 중반부터 서서히 드러나는데 결말이 예상되는 코믹 감동 드라마이기도 하지만, 위안부 강제징용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인간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공감을 담은 따뜻한 작품으로 탄생시켰다. 김현석 감독이 나문희의 친근함과 이제훈의 섬세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캐릭터로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한국 코미디 영화의 트렌드처럼 전반부에는 웃기고 후반부에는 울리는 식으로 희비극이라는 별개의 감정을 분리해서 다루는 것이 보통이건만 ‘아이 캔 스피크’는 이 두 가지가 혼재돼 있음에도 큰 재미를 안긴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위안부 문제를 다시 한 번 상기시키면서도 웃기고 울리는 건 당연한 결과였던 셈이다./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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