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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쇼트커트 '강소위'로 변신한 '강소휘'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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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휘 맹활약' GS칼텍스 천안·넵스컵 결승행

여자프로배구 GS칼텍스 레프트 공격수 강소휘(20·1m80㎝)가 쇼트커트를 했더니 진짜 '강소위(小尉)'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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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까지 긴 머리였던 강소휘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댕기 머리를 자르고 쇼트커트를 했다. [사진 강소휘 SNS,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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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휘가 펄쩍펄쩍 뛰어올라 강스파이크를 날린다. 공격이 참 시원시원하다. 공격에 성공하면 포효하지만, 상대 블로킹에 막히면 인상을 팍 쓰고 짜증을 낸다. 그런 강소휘를 보고 있으면 씩씩한 군인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름과 비슷해 생긴 별명 '강소위'와도 어울린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도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소휘는 무식한 게 장점"이라며 강소휘의 새로운 모습에 흡족해했다.

강소휘는 달라졌다.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수줍게 웃던 18세 소녀가 아니다. 긴 댕기 머리를 댕강 자르더니 힘이 솟는 여전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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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GS칼텍스 강소휘(오른쪽). [사진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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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휘는 2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7 천안·넵스컵 프로배구대회 준결승에서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25점(공격 성공률 42.55%)을 올렸다. 이 점수는 강소휘가 2015년 프로에 데뷔한 이후 한 경기에서 올린 최다 득점이다. 강소휘는 서브 에이스는 4개, 블로킹은 1점 등 다양한 공격으로 5세트 내내 고르게 득점했다. 강소휘의 맹활약에 힘입어 GS칼텍스는 KGC인삼공사를 세트 스코어 3-2로 이기고 2014년 이후 3년 만에 대회 결승에 진출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로 뽑혔던 강소휘는 차세대 대형 선수로 꼽힌다. 2015~16시즌 신인상도 받았다. 하지만 지난 2시즌동안 잠재력을 다 보여주지는 못했다. 아직 어린 나이에 악재도 많았다. 지난해 11월 무릎 연골을 다쳐 수술대에 올랐다가 올 1월 복귀했다.

설상가상 지난 6월에는 소속팀 건강검진에서 위에 3㎝ 크기의 종양이 발견돼 또 수술대에 올랐다. 그 탓에 국가대표팀에 불참하면서 '배구 여제' 김연경(29·중국 상하이)와 함께 뛸 기회도 잃었다. 강소휘는 같은 포지션인 김연경을 닮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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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강소휘 [사진 KOVO]


내시경 수술을 잘 마치고 복귀를 앞둔 강소휘에게 또 하나의 청천벽력이 떨어졌다. 팀 내 에이스인 이소영(23)이 대표팀 훈련 도중 왼쪽 무릎 십자 인대 파열 부상을 입으면서 시즌 아웃됐다는 소식이었다. 차 감독은 강소휘에게 이소영의 역할을 맡겼다. 강소휘는 "소영 언니가 없어서 내 역할이 커졌다는 소리에 부담감이 많았다. 마음을 다잡으려고 머리칼도 짧게 잘랐다"고 했다.

8월 초에 코트에 복귀한 강소휘는 한 달 반 동안 '숨이 깔딱깔딱 넘어갈 정도'로 지옥훈련을 소화했다. 차 감독은 "소휘가 수술을 받아서 그런지 컨디션이 빨리 올라오지 않아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 목적타를 받지 못해 고전하기도 하고, 심리적으로 불안한 모습도 보였다. 그래도 빨리 극복하고 정말 잘해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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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강소휘 [사진 KOVO]




성경 속에 나오는 삼손은 머리털을 잘리고 힘을 잃었지만, 강소휘는 머리털을 자르고 힘을 얻었다. 그는 짧은 머리를 흔들며 "자신있게, 무식하게 공격하겠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천안=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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