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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서울은 '후끈' 지방은 '냉각'…청약시장 양극화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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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포천에선 단 1명도 청약접수 않은 단지도…경기·지방서 대거 미분양 "심리위축 영향"]

머니투데이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과 대구, 부산 등 일부를 제외한 지방 청약시장 간 양극화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 강남과 부산 등지의 신규 분양단지 청약경쟁률은 치솟는 반면 지방에선 미분양이 속출해 우려를 낳고 있다.

시장에선 8·2 대책에 따른 심리위축에다 기존 분양단지들의 입주가 본격화하면 지방시장이 보다 냉각되는 등 온도차가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8·2 대책 이후 청약요건과 대출규제를 강화하면서 지방시장에 미분양 물량이 쌓이는 등 냉각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투기과열지구나 청약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지역이라도 공급과잉과 집값 하락에 대한 심리적인 위축 효과로 실수요가 눈에 띄게 줄어든 지역이 많다"며 "추석 이후 분양 물량이 본격적으로 풀리면 양극화가 더 심해져 지방은 올 연말이나 내년 초쯤 침체 고비를 맞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실제 8·2 대책 이후 지방에서 분양된 신규 단지 상당수는 아직까지 미분양 상태로 남아 있다. 서울 강남권에서 분양가 규제로 실수요자들이 청약에 몰려 청약경쟁률이 수백대 1로 치솟는 등 시장 분위기가 뜨거운 것과는 대조적이다.

경기 포천시 신읍동에 들어서는 '포천 신읍 코아루 더 스카이' 1·2 단지는 이달 각각 166가구, 88가구 분양에 단 한 명도 청약 접수를 하지 않았다. 경기 김포시 장기동에 짓는 '김포한강 Ac-10블록 호반베르디움'은 청약에서 694가구 모집에 전 타입에서 미분양이 발생했다.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에 공급된 '동탄2 B5-7블록 중흥S-클래스더테라스'에서도 일부 평형이 1·2순위에서 마감됐지만 상당수 물량이 미분양 상태로 남았다.

충남에선 '서산 금호어울림 에듀퍼스트'는 725가구 모집에 전 평형에서 미달이 났다. 256가구 규모의 경북 칠곡군 '칠곡북삼 서희스타힐스'도 전용 80㎡형 157가구 모집에 23개의 청약통장이 모이는 데 그치는 등 전 평형에서 미분양이 발생했다. 전북 익산시에 들어서는 '익산 수도산 코아루 이지움' 역시 전용 78·84㎡ 일부에서 미분양이 발생해 소진 중이다.

시장에선 추석 연휴 이후 하반기에 분양 물량이 집중 공급되면 이 같은 미분양 사태가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다음달 입주 물량도 전국적으로 3만여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가량 늘어 매수 심리 위축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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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114에 따르면 10월 입주물량은 경기권(1만2069가구)이 4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대구가 3819가구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충남 3128가구 △세종 2524가구 △경남 2149가구 △강원 1658가구 △경북 851가구 △울산 760가구 △제주 522가구 △전남 320가구 △전북 165가구 △부산 157가구 순이다.

이현수 부동산114 연구원은 "아파트 공급과잉으로 가격 약세가 지속되는 지역은 8·2 대책으로 매수심리 위축까지 더해져 단기간 내 물량해소가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도 "지방 분양을 주로 하는 중견·중소 건설사들도 아직까지는 괜찮지만 하반기 분양이 본격화하면 시장이 점점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며 "직접적인 규제를 받지 않더라도 '풍선효과'보다는 심리적 위축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희은 기자 gorg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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