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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구글, HTC 인수 추진 왜? 스마트폰 업계 빅뱅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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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HTC 11억弗 인수로 하드웨어 경쟁력 확보… 스마트폰 시장, 플랫폼 위주 재편 움직임 ]

머니투데이

구글이 대만 스마트폰 제조사인 HTC의 지적 재산권과 인력 등을 인수키로 했다. 하드웨어(HW) 기술을 크게 강화하려는 구글과 스마트폰 시장 재기의 발판이 필요했던 HTC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딜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양분해온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구글, HTC 1.2조 인력 및 특허 인수 왜?=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HTC의 지적 재산권에 대한 비독점 라이선스와 인력 일부를 11억 달러(약 1조2460억원)에 인수키로 HTC와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규제 당국의 승인을 얻어 내년 초 거래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번 거래는 구글의 스마트폰을 비롯한 하드웨어(HW) 역량 강화 차원에서 이뤄졌다. 실제 HTC에서 구글로 합류할 인력 상당수는 ‘픽셀(구글 브랜드 스마트폰)’을 개발해왔던 인력들이다. 구글은 HTC가 보유한 스마트폰 관련 특허에 대한 라이선스도 확보하게 된다.

HTC는 이번 구글과의 거래를 통해 모바일 기기시장에서 재기할 수 있는 실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HTC는 한때 스마트폰 업계에서 ‘다크호스’로 주목을 받았지만 삼성-애플의 양강구도에, 중국 제조사들의 저가공세까지 겹치면서 시장에서 고전해왔다.

‘픽셀’과 VR 플랫폼 사업에서 구글과의 협력을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는 기대도 이번 빅딜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날 셔 왕 HTC 최고경영자(CEO)는 “HTC 스마트폰 사업과 바이브 가상현실(VR) 사업 내부 혁신은 계속 추진할 것”이라며 모바일 기기 사업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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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픽셀2 추정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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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등 모바일 시장 영향은? SW+HW 통합 플랫폼 위주로 재편=구글의 이번 행보는 라이벌인 애플뿐 아니라 안드로이드 혈맹을 맺고 있는 삼성전자에게도 위협적이다. HW 사업에 대한 구글의 야심은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1년 모토로라를 125억달러에 인수했다 결국 2014년 중국 레노버에 매각했다. 스마트폰 제조사업에 잠시 눈독을 들였지만 끝내 포기한 것. 대신 HTC 등 협력사를 통한 위탁 생산 방식으로 자체 브랜드 스마트폰 ‘픽셀’ 사업을 진행해왔다. 이번 HTC와의 거래에서도 제조설비는 인수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스마트폰 제조보다는 기존 ‘픽셀’ 사업을 크게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구글의 자체 브랜드 스마트폰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는 안드로이드 진영의 최대 우군인 삼성전자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자체 모바일 OS ‘타이젠’ 탑재 기기를 늘리는 한편,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 인공지능 플랫폼 ‘빅스비’ 등 독자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다.

물론 SW 플랫폼 사업 확대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화웨이나 LG전자 등 안드로이드 협력사들의 새로운 트렌드다. 이같은 시장 움직임이 구글과 HTC의 거래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VR 플랫폼 ‘데이드림’을 내놓은 구글과 시장에서 경쟁하는 페이스북과 VR 동맹을 맺었다. HTC는 VR 헤드셋 부문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HW 제조사다. 구글 입장에서 HTC과의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었다는 얘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모바일 시장에서 HW 혹은 SW 하나로 승부할 수 있는 시기는 이제 지났다”며 “결국 모바일 시장은 통합 플랫폼 위주로 재편될 것이며, 삼성전자와 구글이 각각 HW와 SW 역량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임지수 기자 lj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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