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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잠 못자는 당신 심장은 안다…크기 커져 심부전·뇌졸중 위험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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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캐나다 연구팀 한국인 3만1000여명 대상

심장 모양 변형과 수면시간 간의 연관성 분석

한국인 절반 이상은 '7시간 미만' 수면 부족

정상(7~9시간)보다 좌심실 비대 위험 31% 높아

좌심실 커지면 심장질환·뇌졸중 발생하기 쉬워

수면 시간 확보하고 하루 30분 이상 운동 해야

중앙일보

정상인(왼쪽)과 좌심실 비대 환자의 심장 초음파 사진. 심장이 부담을 받으면 혈액을 내보내기 위해 좌심실을 둘러 싼 근육(화살표로 표시된 흰색 부분)이 커진다. 한국·캐나다 국제 연구팀이 한국인 3만1000여명을 조사한 결과 수면시간이 7시간 미만인 그룹은 7~9시간인 그룹보다 좌심실 비대 위험이 31% 높았다. 이러면 심장질환과 뇌졸중이 발생하기 쉽다.[사진 고려대 안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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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적게 자는 사람은 정상적으로 수면한 사람보다 심장의 좌심실이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러면 심장이 부담을 받아 심장·뇌혈관 질환의 위험이 커진다.

고려대 안산병원·강북삼성병원·캐나다 토론토 웨스턴 병원 등 국제 공동 연구팀은 21일 심장 초음파 검사를 받은 한국인 3만1598명을 대상으로 수면 시간에 따른 심장의 변형 정도를 측정해 결과를 발표했다.

기존에 수면 시간과 심장·뇌혈관질환을 연구한 논문은 많았지만, 수면 시간과 심장 구조 변화를 파악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이번 연구에서 수면 시간이 7시간 미만인 사람은 2만906명으로 가장 많았고 7~9시간은 1만591명, 9시간 이상은 101명이었다. 연구팀은 고혈압·당뇨병 등 심장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을 제외하고 수면 시간과 심장의 연관성만을 분석했다.

그 결과 수면 부족(7시간 미만)인 그룹은 좌심실이 커질 위험이 정상 수면(7~9시간) 그룹보다 31% 높았다. 이번 조사에서 9시간 이상 수면한 그룹은 수면 시간과 좌심실 간의 관계가 명확히 나타나지 않았다.

심장은 크게 좌심방·좌심실, 우심방·우심실로 나뉜다. 이 중 심실은 혈액을 내보내는 '펌프' 역할을 맡는다. 특히, 좌심실은 심장을 거친 깨끗한 혈액(동맥피)을 대동맥을 통해 온몸으로 보내는 곳으로 심장 건강의 '핵심'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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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고혈압·고지혈증을 앓는 중년 여성에게 이유 없이 가슴이 답답하고 두근거리는 증상이 이어지면 심장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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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심실이 커졌다는 것은 심장이 그만큼 부담을 많이 받는다는 의미다. 좌심실이 커지면 심부전·심근겅색 등 심장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 이 경우 뇌에도 문제가 생기기 쉽다. 혈액을 통해 공급 받는 산소가 줄고, 혈관이 압박을 받아 뇌경색·뇌출혈 등 뇌졸중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연구에 참여한 고려대 안산병원 이재헌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수면 시간이 충분하지 못하면 좌심실이 커지고 수축 기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충분한 수면을 확보해야 심장·뇌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북삼성병원 강정규 교수(서울종합검진센터)는 "고혈압·당뇨병·비만·운동 부족일 때도 좌심실이 커진다. 하루 30분, 일주일에 150분 이상 운동을 생활화 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정신신체의학(Psychosomatic Medicine)'에 게재될 예정이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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