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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문답]文대통령, 美 재계에 "재벌개혁, 해체나 억압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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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북핵 리스크에도 경제 문제없어"…소득주도성장론도 설파]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뉴욕방문 사흘째인 20일(현지시간) 2시간에 걸쳐 해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행사를 열고 북한 리스크가 있음에도 우리 경제가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며 한국에 적극 투자해달라고 요청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뉴욕 시내 인터컨티넨털 바클레이 호텔서 금융·기업인 200여명이 참석한 뉴욕 금융·경제인과의 대화(Dialogue with President Moon)를 진행했다. 이에 앞서 미 금융계 핵심 리더들과 사전환담도 가졌다.

한국 대통령이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뉴욕에서 금융․기업인들을 만난 것은 몇 차례 있었으나 이날은 역대 최대 규모인데다 대통령이 직접 경제정책과 현안에 대해 질의응답을 한 것은 처음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머니투데이

【뉴욕(미국)=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인터컨티넨탈 바클레이 호텔에서 뉴욕 금융·경제인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7.09.21. photo1006@newsis.com


아래는 문 대통령 문답 요지.

[오찬 문답]

- 북한 리스크와 관련해 어떤 방어전략을 갖고 있나.

▶지금 한·미동맹은 대단히 굳건하고, 북한 핵과 미사일 대응에 있어서도 한·미 간에 공조가 아주 긴밀하게 이뤄지고 있다. 북한 핵·미사일에 있어 어떤 경우에도 용인할 수 없고, 북한 핵·미사일 포기시키기 위해서 국제사회 공조해서 최고도의 압박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 미국과 한국은 완벽하게 생각이 일치하고 있다. 그에 대해서 최대한의 제재와 압박을 가하되 북한의 핵 문제에 대해서는 외교를 통해서 평화적 방법으로, 평화를 해치지 않는 방법으로 이뤄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한·미 간 생각이 일치한다. 그래서 북한의 핵 문제로 한국 경제에 리스크가 없는 건 아니지만 아까 연설처럼 한국 경제가 전혀 흔들리지 않고 굳건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

- 한국 대기업이 수출과 성장 견인차 역할을 해왔는데, 앞으로 재벌개혁이 경제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한국의 재벌을 비롯한 대기업, 한국의 고성장을 이끌어왔다. 앞으로도 한국 성장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것. 그런데 이제는 재벌 체제가 그대로 가서는 안 된다. 한국의 재벌 체제로 인해 경제가 불투명, 불공정한 측면이 있다. 이런 부분들을 해결해야 높이 성장, 재벌개혁은 경제활동 억압이 아니라 재벌 자신의 (경쟁력)을 높여주려는 것이라 생각한다.

- 신정부 경제정책이 분배에 관심 많은 것 아닌가. 투자환경이 저해되지 않나.

▶그렇지 않다. 아까 말씀드린 바와 같이 한국 경제는 빠른 시간 안에 급속한 성장을 이뤄왔다. 그러나 90년대 후반 또는 2000년대 이후 들어서서 기존의 경제패러다임으로는 더 지속적인 성장이 어렵다는 한계에 도달했다. 구조적 한계에 직면했다. 수출이 늘어도 일자리가 안 늘어 국민 가계소득이 늘지 않아 소비가 제대로 되지 못하고, 그것이 경제성장을 가로막는 결과로 이어졌다. 가계소득을 높여 소비능력을 높여주면서 내수를 진작시키고, 그것이 새로운 경제성장의 길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분배에 치중하는 것 아니냐고 질문했는데, 그것이 아니고 바로 성장의 길이다, 한국 경제 새로운 성장의 패러다임이다.

-빈부격차, 소득 격차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미국과 한국은 나란히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가 세계에서 가장 심한 나라, 이 같은 불평등과 양극화가 경제성장을 발목잡고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소비할 능력이 없어서 내수가 진작되지 못하고 있는 것. 이 부분 해결해야만 경제가 새롭게 성장할 수 있다. 역시 해법은 가계소득을 높여주는 것이다. 첫 번째 길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임금 격차 줄이고, 최저임금을 높여주고, 노동이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는 사회를 만듦으로써 수입을 늘려주는 것이다. 또 하나는 가계의 지출을 경감시켜서 그만큼 가계소비 여력을 높여주는 것이다. 한국 새정부는 가계소득의 수입을 높이는 것, 지출 줄여주는 것, 양방향으로 모든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 그것이 미국의 경제 정책에도 뭔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사전환담]

-한국 투자 전망은.

▶투자로만 좁혀보면 미국의 대(對)한 투자보다 한국의 대(對)미 투자가 많다. 한국경제는 전망이 좋고, 한국에 더 많은 투자를 요청한다. 투자에 필요한 것이 투명성인데 한국의 새 정부는 경제 전체를 투명하게 만드는 노력을 하고 있으니 이제 한국은 투자할 만한 나라이다.

-북핵과 한국 경제의 관계.

▶일부 언론에 북핵 리스크로 한국 경제가 불안한 것처럼 보도된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한국 경제는 북핵 도발에도 불구하고 전혀 흔들리지 않고 견실하게 성장하고 있다. 북핵 리스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식시장만 하더라도 올해 꾸준히 상승하여 연초 대비 19%p 상승했고, 북한 6차 핵실험 이후에도 오히려 주가가 2.3%p 올랐다.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 역시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을 굴복시키기 위해 최고의 제재와 압박, 그리고 외교적·평화적 노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한국 경제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외국인 투자환경 조성은.

▶새 정부의 경제개혁·재벌개혁·공정개혁이 기업 활동을 제약하거나 반기업적 경제철학을 의미하지 않는다. 더 공정하고 투명한 경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기업하기 더 좋은 나라를 만드는 길이다. 이것만으로도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몇 퍼센트는 끌어올릴 수 있다. 한국 새 정부가 이런 정책을 펴는 지금이 한국을 믿고 투자할 때이며, 한국 투자를 주저할 필요가 전혀 없다.

-재벌 개혁은.

▶재벌개혁이 재벌 해체나 소유·경영권을 억압하려는 것이 아니다. 재벌의 지배와 의사결정을 비민주적 구조에서 민주적이고 투명한 구조로 바꾸도록 하고,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감도 높이자는 것이다. 오히려 이것이 재벌의 경쟁력을 크게 높이고, 한국 경제의 활력이 될 것이다.

-한국과 미·중 관계 전망은.

▶한국은 동맹이며 외교·안보의 중심인 미국과의 관계를 중요시하고, 더욱 굳건히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과 중국과의 관계 역시 비중이 커졌고, 중국은 북한에 대한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므로 이 또한 적극 활용해야 한다.

뉴욕(미국)=김성휘 기자 sunny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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