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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문 대통령, 무역자유화 우호적인 월가 우군 삼아 트럼프의 한·미 FTA 비판론 극복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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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금융·경제인 상대 한국경제 설명회서 ‘사람 중심의 경제’ 기조 설명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은 여전히 튼튼하고 충분한 외환보유액 등 대외건전성도 안정적”이라며 “지금이야말로 다시 도약하는 한국경제에 투자해야 할 시점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뉴욕·금융경제인들을 대상으로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직접 설명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1997년과 2008년 세계 경제위기를 거치며 한국이 공공부문 개혁, 산업구조 개편, 시장 개방과 규제 완화, 금융감독 강화 등 조치를 통해 경제 구조를 더 효율적이고 건전하게 바꿨고, 최근 촛불혁명을 통해 민주주의의 위기를 넘어섰다는 점에서 정치적 안정성도 확보됐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사람 중심의 경제’라는 현 정부 경제정책 기조를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우리 경제에도 위기는 있다. 2000년대 이후 한국경제는 고용없는 성장, 저성장이 고착화되었다.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는 양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었다”며 해결 방안으로 일자리와 소득중심 성장,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한 혁신성장, 공평한 기회와 경쟁을 보장하는 공정 경제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를 위해, 예산, 세제, 금융 등 가용한 모든 정책수단을 일자리 창출과 가계 소득 증대에 도움이 되도록 재편하고 있다”며 “보다 적극적인 재정정책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문제 삼아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개정 협상에 성실히 임하겠지만, 미국 금융·기업인들이 한·미 FTA의 호혜성에 대해 정당한 평가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의 수입시장에서 미국의 점유율은 8.5%에서 10.6%로 크게 늘어났고 미국산 소고기는 한국의 식탁을 점령하고 있다. 미국산 자동차도 수입이 3배 이상 늘어나 수입차 시장점유율 2위로 올라섰다”며 “한·미 FTA가 교역 확대, 시장 접근성 향상, 투자·일자리 창출 등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협정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우려를 잘 알고 있지만 한·미 FTA의 성과와 영향에 대한 객관적 분석과 함께 차분한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며 “우리는 미국과 열린 자세로 대화할 것이다. 하지만 양국에게 도움이 되는 한·미 FTA를 굳건히 지키면서, 상호 호혜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무역자유화로 인해 이득을 보는 금융 등 서비스 업종이 많은 월가의 금융·기업인들을 우군으로 삼아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FTA 비판론을 극복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영향을 미쳐온 ‘안보 리스크’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 북한 문제는 어떠한 경우에도 평화적인 방법으로 외교적인 노력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한국 정부의 확고한 의지와 지난 60여년간 북한과의 대치 상황에서도 꾸준히 발전해 온 한국경제에 대한 시장의 믿음은 굳건하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 “북한의 최근 핵실험 이후에도 한국 증시와 외환시장은 일시적인 변동 후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며 “최근 IMF는 북핵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견고한 성장세를 토대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3.0%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설명회는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회장, 조지 HW 부시 대통령 시절 부통령을 지낸 댄 퀘일 서버러스 회장,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윌버 로스 상무장관,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회장 등 미국 금융계 핵심 리더들 9명과의 사전환담에 이어 뉴욕 금융·기업인 200여명을 대상으로 한 대화로 이뤄졌다.

<뉴욕|손제민 기자 jeje1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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