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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거취 고민하고 있다” 최강희 감독의 폭탄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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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올 시즌 종료 후 사퇴 뜻 굳힌 듯

전주=CBS노컷뉴스 오해원 기자

노컷뉴스

한국 프로축구 역사상 전무한 13년 장기 집권으로 전북 현대를 '1강'으로 이끈 최강희 감독은 올 시즌을 끝으로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최강희 감독은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상주 상주와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30라운드에서 자신의 399번째 K리그 경기를 지휘했다. 이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리그 역사상 세 번째 200승 고지에 오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은 허무한 패배로 고개를 떨궜다. 전반 33분 선제골을 넣고도 전반 40분 김민재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며 준비한 승점 3점의 계획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결국 후반 들어 이동국과 김신욱을 차례로 교체 투입하며 추가골에 분명한 의지를 선보였지만 오히려 종료 직전 결승골을 허용하고 사상 처음으로 상주에 승점 3점을 내주고 말았다.

200승 달성의 기대감이 컸던 만큼 허탈한 패배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이 상주전 승리를 더욱 고대했던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전북과 아름다운 이별을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강희 감독은 2005년 7월 전북에 부임해 올해로 13시즌째 지휘봉을 잡고 있다. K리그에 전례가 없는 최장수 감독이다. 하지만 그는 전북과 오랜 동행의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다.

상주전이 끝난 뒤 최강희 감독은 “선수단 분위기가 깨지지 않아야 한다”면서 조심스레 자신의 속내를 털어놨다.

최강희 감독은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200승을 하고 이야기했으면 좋았을 텐데 올 시즌 거취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팀이 안정되고 (상위 스플릿의) 윤곽이 나오면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오늘 패배가 (남은 일정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전북 정도의 팀이라면 이런 패배는 극복해야 한다. 정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최강희 감독은 최근 자신과 팀을 둘러싼 승부조작 등 루머에 시달렸다. 이 때문에 오랫동안 최강희 감독과 전북의 성장을 이끈 ‘동반자’ 이철근 전 단장이 팀을 떠났고, 최강희 감독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최강희 감독의 고민은 역시나 ‘아름다운 이별’이었다.

우승으로 올 시즌을 마친 뒤 웃으며 떠나고 싶었던 최강희 감독이지만 자칫 상주전 패배가 자신의 구상이 어긋나는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그는 폭탄선언을 할 수밖에 없었다.

‘사퇴’라는 구체적인 단어는 꺼내지 않았지만 최강희 감독의 표정은 이미 생각을 어느 정도 굳힌 듯 했다. 그는 “오늘 경기를 졌기 때문에 (선수들에게는) 시기를 봐서 따로 이야기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그의 표정이 모든 것을 말하고 있었다. 최강희 감독의 예상못한 발언에 전북 관계자들도 일제히 굳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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