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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 "사료용 벼 '일석삼조'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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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재고 감축.사료 수입 억제.가격하락 방지
김병원 농협중앙회장 '사료용 벼 수확 시연회'


【 전북 김제=김용훈 기자】 "사료용 벼 재배를 통해 쌀 과잉생산을 줄이고, 조사료 생산 확대를 통한 사료 수입을 줄이는 동시에 대체작물의 가격 하락 가능성을 차단하는 '1석3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은 20일 전북 김제시 부량면 용성리에서 열린 '사료용 벼 수확시연회'에서 "사료용 벼 재배의 성공적 추진으로 논 농업 다양화 사업을 통해 농가의 다양한 소득창출 기회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료용 벼는 지난 2000년대 초반 농촌진흥청이 연구를 진행해 생산성이 높고 병충해에 강한 7개 품종 개발에 성공하면서 만들어졌다. 일반 벼에 비해 곡이 작은 대신 잎이 넓고 키가 커 가축의 먹이로 적합하다. 농가 입장에선 도복(작물이 비나 바람 따위에 쓰러지는 일)에 강하다는 장점도 있다.

정부 입장에선 만성적 공급과잉으로 매년 발생하는 쌀값 폭락에 대응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올해도 쌀 생산량은 400만t으로 추산돼 수용량(370만t)을 크게 웃돌 전망이다. 정부가 쌀 대신 재배작물을 다른 품목으로 바꿀 경우 보상금을 지급하는 쌀 생산조정제를 도입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쌀 생산조정제를 도입해 2019년까지 벼 재배면적을 10만㏊ 줄일 계획이며 이는 전체 벼 재배면적(올해 기준 75만5000㏊)의 8분의 1 수준이다. 다만 다른 작물을 심으면 콩을 비롯한 타 대체작물의 가격 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농가 평균연령(66.3세)이 낮지 않다는 걸 감안하면 실제 작물 전환도 쉽지 않다.

반면 축산용 농후(알곡)사료는 95% 이상을 수입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수입한 사료용 옥수수.밀은 968만t에 달한다. 국내 쌀 생산량의 2.5배에 육박한다. 가축 먹이로 농후사료와 조(풀)사료를 섞어 먹이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전체 사료의 70%가량을 수입하고 있다. 결국 넘쳐나는 밥쌀 생산을 줄여 쌀값 하락을 억제할 수 있고, 사료 수입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쌀 대체작물 공급이 늘어나면서 발생할 수 있는 가격 하락까지 차단할 수 있는 셈이다. 게다가 가축 먹이 전용으로 재배되기 때문에 가축의 조사료 기호성 역시 높다.

실제 축산원이 조사한 사료별 사료급여 1시간 후 사료섭취량(㎏)을 보면 사료용 벼는 다른 사료인 티모시(6.51㎏), 이탈리안라이그라스(4.71㎏), 총체보리(2.41㎏) 등보다 2배 이상 많은 20㎏에 달했다. 단 사료용 벼가 밥쌀용 벼보다 농가소득 기여도가 낮다는 점은 개선할 사항이다.

실제 이날 사료용 벼 현장품질평가 시상에서 우수농가로 선정된 김광원씨(33)는 "사료용 벼는 일반 벼 대비 수확률이 2.5배에 달하지만 농가소득 기여도 측면에서 아직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정부는 향후 사료용 벼를 쌀 생산조정제 대상에 사료용 벼를 포함시킬 방침이다.

김병원 회장은 "올해 5월 첫 사료용 벼를 파종할 당시 상상보다 더 수확이 더 잘돼 마음이 좋다"며 "하루빨리 쌀 생산조정제 대상에 사료용 벼가 포함돼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김제를 비롯, 30㏊에 불과한 사료용 벼 재배 면적을 늘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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