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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타락한 정권' '자살 미션' 트럼프 말폭탄…北맞대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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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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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말 폭탄에 가까운 초강경 대북 발언을 쏟아냈다. 북한을 압박하고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동참을 촉구하는 의도로 보이지만 이같은 공격적 수사가 오히려 한반도 정세를 불안하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의 강한 반발도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첫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totally destroy)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북한의 무모한 핵·탄도미사일 추구가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며 "북한이 적대적인 행동을 중단할 때까진 김정은 정권을 고립시키기 위해 모든 국가가 협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이 핵미사일을 계속 추구하며 위협한다면 군사적 옵션까지도 쓸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로 풀이된다. 다만 아직은 군사적 옵션보다는 대북 제재와 압박 등 외교적 해법에 여지를 두었다.

메시지만 놓고 보면 '완전 파괴' 등 트럼프 대통령의 수위 높은 발언은 그만큼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킨 의도이자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동참을 촉구하는 것으로 읽힌다.

하지만 이같은 강도 높은 압박 발언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끄는 데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이번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쏟아낸 공격적 수사가 북한을 자극해 오히려 역효과를 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표현을 통해서 김정은을 압박하고 협상장에 나오게 하겠다는 의도이지만 현실적으로 도발과 긴장 고조를 통해 협상력을 제고하는 김정은은 절대 이같은 수사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도발 등을 통해 긴장을 유지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김정은을 향해 쏟아낸 발언은 북한을 압박하기보다 적개심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북한 정권을 '타락한 정권'(depraved regime)이라고 부르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로켓맨'(rocket man)이라고 조롱했다. 또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자살 미션'이라고 질타했다. 북한이 그간 체제를 훼손하거나 최고 존엄(김정은)을 모독하는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는 점에서 강력한 항의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전보다도 수위가 높아진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강경 발언을 두고 대북 군사적 옵션을 쓰기 전 명분을 쌓으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이미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한 미국이 불가피하게 군사적인 공격을 하게 됐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북한을 불량국가로 낙인찍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한반도 정세는 당분간 긴장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발언으로 촉발된 한반도 긴장이 다시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시 북한은 미국이 '예방전쟁', '핵 공격'을 거론하며 압박하자 괌을 포위 사격하겠다며 위협 수위를 끌어올렸다.

당장은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2일 유엔 총회에서 핵·미사일 개발을 정당화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비난하는 맞대응 연설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letit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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