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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협상 테이블 마련했지만…"롯데·인천공항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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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측 임대료 산정방식 변경 기대감 '쑥'

협상 앞두고 김동연 부총리 공감 발언 기대감 높여

경쟁사 및 타업종 형평성 고려 등 난제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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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롯데면세점과 인천공항공사가 임대료 조정을 위한 협상 테이블을 마련했다. 롯데면세점의 요청에 인천공항공사가 응하면서 성사됐다. 다만 임대료 조정을 시급히 마무리 지어야 하는 롯데면세점과 달리 인천공항공사는 공항 내 다른 사업자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해 협상 진전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최근 롯데면세점에 제1여객터미널의(T1) 임대료 조정 협상을 개시하자는 공문을 보냈다. 구체적인 날짜와 기간은 명시하지 않았다. 본격적인 협의는 이달 말 시작된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면세점 업계의 경영악화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며 “롯데면세점이 중요한 파트너임을 고려해 협의를 통해 애로사항을 수렴하고 실질적인 상호 접근 가능한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롯데면세점은 기존 최소보장액에서 품목별 영업료율로 임대료 산정방식을 조정하자고 요청했다. 롯데면세점은 2015년 9월부터 2020년 8월까지 총 4조1000억원 가량의 임대료를 지급해야 한다. 품목별 영업료율로 임대료를 납부할 경우 기존 대비 약 20%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품목별 영업료율은 앞서 한화면세점이 한국공항공사와 체결한 바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월 임대료보다 못한 매출액을 기록하면서 한국공항공사와 극적으로 합의했다. 품목별 영업료율 임대료 산정방식은 전국 공항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8월 말 항공분야 추가지원대책을 발표하면서 현 고정임대료 대신 매출실적 또는 여객 증감률에 연동하는 임대료 산정 체계를 도입하기로 밝혔다. 롯데면세점과 인천공항공사 간 협상에서 품목별 영업료율 임대료 납부방식 도입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협상을 앞두고 나온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김 부총리는 문재인 대통령 방미 수행을 앞두고 면세점 업계와 간담회를 갖고 임대료 문제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인천공항공사에서 전격적으로 롯데면세점의 협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기류 변화를 예고했다.

다만 업계에선 협상이 장기전으로 흐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롯데면세점과 임대료 조정에 합의할 경우 다른 면세점 사업자와 공항 내 다른 임대 사업자들의 요청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인천공항공사가 ‘형평성’을 이유로 면세점 업계의 임대료 조정 협의를 거절한 것도 이런 부담에서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공사는 중소·중견면세점 사업자를 시작으로 신라, 신세계 등과도 임대료 조정을 위한 실무진 논의에 착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에서 임대료 조정을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소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그러다보면 연말에 가까워지고 T2 개장과 맞춰 협상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와 롯데면세점은 T1 출국장 면세점 계약서에 제2여객터미널(T2) 개장을 T1의 임대료 조정의 유일한 요건으로 명시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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