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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생생확대경]프랑크푸르트모터쇼, 미래차 선전포고 속 조용했던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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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독일)=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자동차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이번 프랑크푸르트모터쇼는 글로벌 브랜드의 미래차 전략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몇년 전만해도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고성능차가 마치 다른 분야처럼 각각에 집중한 콘셉트카와 전략이 발표됐다면, 올해 특징은 ‘미래차’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서 전기 구동 엔진에 자율주행 기술과 고성능 주행성능을 겸비한 미래 전략 차를 내놨다는 것이다.한 가지 장점만을 콘셉트로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앞선 기술은 모두 적용했다. 운전의 편리성과 재미, 환경 어느 것도 포기할 수 없는 업체들의 고민과 아직은 선두업체가 정해지지 않은 미래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 내놓은 결론이다.

BMW의 4도어 쿠페 전기차 i비전 다이내믹스와 i3 고성능 모델, 벤츠의 전기차 브랜드 EQ의 첫 소형 콘셉트카와 수소연료전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SUV ‘GLC F-CELL EQ 파워, 30분 만에 충전이 가능한 폭스바겐의 ID 크로즈와 자동차와 집을 연결시킨 르노의 심비오즈 등이 많은 플래쉬 세례를 받았다.

폭스바겐의 세드릭과 벤츠의 소형차 브랜드 ‘스마트 EQ 포투’는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완전 자율주행차의 주행을 직접 선보이면서 운전자가 운전에서 완전히 해방되는 자율주행 시대가 한 발 더 다가왔음을 확인했다.

신차를 보여주는 것에만 그치지 않았다. 독일 브랜드들은 앞다퉈 수십조원을 투자해 전기차 패권을 잡겠다고 선전포고했다. 폭스바겐은 200억 유로(약 27조3000억원), 벤츠는 100억 유로(약 13조6000억원)의 투자를 발표하고 모든 차종에 전기차를 투입한다고 했다. 디젤게이트에 반성하고 사과하는데 연연하기 보다는 전기차에 대한 전폭적인 투자로 브랜드 이미지를 바꾸는 전략이었다.

미래 자동차 시장에 대한 전쟁터와 같았던 올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현대자동차(005380) 상대적으로 조용했다. 매년 세계 주요 모터쇼에 참가해 한층 발전된 콘셉트카와 현지 전략챠 중심의 양산차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이전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유럽을 겨냥해 만든 고성능 브랜드 양산차 i30N이 이미 지난 7월 모습을 드러냈고, 유럽에 데뷔하는 소형 SUV인 코나와 스토닉(기아차)은 국내 시장서 먼저 출시되면서 이목을 끌만한 언베일링 행사가 없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고성능과 자율주행, 전기차가 융합되는 모습의 미래 전략을 보여주는 다른 브랜드 들과는 달리 현대차는 한 단계 더 나아간 미래차의 비전을 이번 모터쇼에서는 보여주지는 못했다. 고성능차 연구의 결과물인 i30N, 친환경차인 아이오닉 라인업은 이미 발표된지 오래인 얘기여서 신선함이 떨어졌다.

어떻게 매번 새로운 것을 발표할 수 있겠냐고 반문한다면 이런 급박한 시기에 어떻게 새로운 것이 없을 수 있냐고 반박하고 싶다. 보여줄게 없다면 그간의 경과라도 무대 연출과 볼거리 등을 통해 알리는 노력이 필요한데 이번 현대·기아차 부스에서는 그러한 노력도 찾아볼 수 없었다. 프레스 컨퍼런스 운영의 불친절함 또한 지적하고 싶은 대목이다. 프레스 컨퍼런스는 그야말로 전 세계 언론을 초청한 행사다. 모든 브랜드들이 발표자 자리 외에 별도의 지정좌석 없이 관계자와 기자가 자유롭게 앉아 컨퍼런스를 볼 수 있게 한다. 그런데 현대기아차는 자사 관계자들의 예약 좌석만을 마련해 놓고 차단 벨트까지 쳐놨다. 요즘은 국내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과도한 의전이 왜 독일 모터쇼장에서 연출된 건지 의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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