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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옥스팸, 트럼프 살던 옛 집에 난민 초청···난민문제 토론 행사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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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트럼프 살던 옛집 앞의 난민들


【뉴욕=AP/뉴시스】유세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어린 시절을 보낸 뉴욕의 옛 집에 이번 주말 새로운 사람들이 거주한다. 이들은 바로 난민들로 반(反)빈곤 국제자선단체 옥스팸이 이번주 트럼프 대통령도 참석하는 유엔 총회에서 난민 위기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트럼프의 옛 집을 빌려 이들이 주말을 보내도록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친 프레드 트럼프가 1940년대에 튜더 왕조 스타일로 건축한 3층짜리 이 건물은 지난 3월 214만 달러에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사람에게 팔렸으며, 이 사람은 에어비앤비에 단기숙박용 건물로 등록해 하룻 밤에 725달러(약 81만7000원)에 임대를 시작했다.

옥스팸은 지난 16일 이 주택을 임대해 난민들과 언론인들이 여기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행사를 마련했다. 트럼프 미 행정부는 무슬림 6개국 출신 국민 및 난민들에게 미국으로의 입국을 금지시켰고 미 대법원은 지난 주 이러한 규제를 일시적으로 승인했다. 법원은 다음달 10일 이러한 규제에 대한 찬반 주장을 청취할 예정이다.

섀넌 슈라이브너 옥스팸 미국지부 인도주의 담당국장 대리는 "트럼프 대통령 및 세계 지도자들에게 난민 수용을 위해 더 많은 일들을 해야만 한다는 강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 집에서 4살 때까지 살다 부친이 인근에 지은 다른 집으로 이사했다.

에이만 알리(22)는 2층 침실에서 트럼프의 저서 '트럼프 : 거래의 기술'을 손에 든 채 과거 이 집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생각했다고 말했다. 알리는 "이곳에서 살았을 4살 때의 트럼프를 생각하며 4살 때 나는 어디에 있었는지 생각해 봤다. 그녀는 트럼프와 나 모두 4살 때에는 어린이로 꿈과 희망을 갖는 생산적인 시민으로 커야 한다는 얘기를 들으며 자랐다"고 말했다.

그녀는 3살 때 예멘에서 미국으로 이민왔다. 알리는 트럼프에 대해 리얼리티쇼 '셀리브리티 어프렌티스'의 연예인으로 기억하고 있었지만 생각을 바꾸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내가 속한 사회(커뮤니티)를 그렇게 반대하는 사람이 미국의 대통령이라는 것은 이 나라를 위해 내가 투자한 것에 비춰볼 때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2년 아내 및 3자녀를 데리고 미국으로 온 시리아 출신 난민 가산 알-차하다(41)는 트럼프가 어린 시절을 보낸 침실에서 "전쟁 전 시리아에 있을 때 우리는 미국으로 간다는 꿈을 가졌다. 우리는 꿈이 현실이 될 것을 믿었다"고 말했다.

알-차하다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를 비롯한 6개국 출신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하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영주권을 받아 시리아를 방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후로는 그럴 수 없게 됐다. 다시 돌아오지 못할까 봐 미국을 떠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창 밖을 내다보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정리했다. 알-차하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린 시절 이 침실에서 잠들 때 가졌던 생각들을 기억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당시의 열정과 자비심을 갖는다면 그(트럼프)는 더 뛰어난 사람이 돼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dbtpwl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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