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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협상가' 앞에 놓인 '꼬인 사드'…노영민 신임 주중대사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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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주중대사 내정된 노영민 전 의원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주중대사에 내정된 노영민 전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자신의 사무실에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2017.8.30 hihong@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문재인 정부 첫 주중대사로 내정된 노영민 신임대사가 다음주 현지로 부임하게 된다. 중국 정부로부터 아그레망(주재국 동의)이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노 신임대사가 중국 정부의 아그레망을 받기까지 16일이 걸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되면서 중국으로부터 대단한 환영을 받았던 김장수 대사가 2주일 걸렸으니 이 정도면 중국의 반응은 호의적인 셈이다.

중국은 최근 'G2'로 인정받는 강국으로 성장하면서 외교적 관계와 격을 많이 따지는 편이다. 전문 외교관보다 격이 높은 대통령의 측근을 보다 선호한다는 측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일찌감치 노 신임대사를 낙점한 것은 적절한 판단이다.

노 신임대사는 2012년 대선에서 당시 문재인 후보의 비서실장을 지냈고, 지난 대선에서도 선거대책위원회 조직본부장을 맡았지만 당초 비서실장감으로 거론될 만큼 자타가 인정하는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노 신임대사는 우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로 인해 꼬인 한·중 관계의 매듭을 풀어 중국이 하루빨리 사드 보복을 철회하도록 해야 한다.

노 신임대사에 대한 베이징(北京) 현지 분위기는 그다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중국 언론들은 노 대사의 내정 소식을 전하면서 문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며 악화된 한중관계 개선을 위한 고심의 흔적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에 대한 '김치' 악담을 퍼부었던 환구시보마저 "민주당 내 요직들을 거친 정치 베테랑"이라면서 "중국을 중시한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중의 사드 갈등은 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만나서도 풀지 못했다. 그러나 3선 국회의원을 역임하는 동안 원내에서 '협상가'로 불릴 정도로 수완가였던 노 신임대사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노 신임대사는 "중국은 미국과 함께 G2 역할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는 만큼 한국과의 관계를 이렇게(방치)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사드는 사드로 풀지 말아야 한다"고 말해 문제 해결을 위한 복안이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그의 발탁 배경에 대해 "풍부한 정치적 경험과 정무적 감각은 물론, 탁월한 협상력, 외교력에 국제감각을 갖춘 최선의 적임자"라고 했다. 또 "한반도 사드배치와 경제제재 등을 원만히 해결하고 한중수교 25주년에 맞는 한·중관계를 공고히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드 갈등으로 벼랑 끝에 몰린 우리 교민들도 잘 챙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사드문제로 한중간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곧 부임할 노 신임대사가 첩첩산중인 현안을 해결하고 양국간 새로운 발전적 관계를 어떻게 정립해 나갈지 주목된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 정부도 사드 배치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알고 있지만 19차 당대회 이전에는 강경한 태도를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당대회 이후 집권 후반기에 접어드는 시진핑 주석의 체면을 살려주면서 한국이 처한 상황과 입장을 인내심을 가지고 잘 설명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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