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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살충제 계란, 한달의 참상 ②] “곧 겨울 오는데…”, 단골질병 AI는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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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살충제 계란 소강상태 왔지만

-AI파동 닥쳐오면 소비심리에 큰 타격 우려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살충제 계란 파동은 결국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원인에 대한 정확한 진상조사가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정부는 향후 방역과 위생작업에 철저히 나설 뜻을 밝혔다. 향후 살충제 계란의 재발 가능성을 최대한 막겠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9월께서야 계란 파동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문제는 또 있다. 주로 늦가을에 출몰하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AI방역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올해는 지난해와 다르다’는 의지를 천명하고 있지만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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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시름 넘겼다. 계란에서 살충제 검출 사례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올 겨울 AI 여파가 닥쳐올 경우 계란 소비심리에 상당한 지장이 올 수 있다고 업계는 경고하고 있다. 한 양계농가에서 계란이 생산되는 모습. [제공=연합뉴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초순까지 이어진 AI파동 기간 전체적으로 약 6470억원 수준의 재정적인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료산업, 육류 및 육가공업, 음식업 등에 미친 간접 기회손실까지 더하면 피해 규모는 1조원을 넘어섰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기간 살처분된 가금류 숫자는 3806만3000마리로, 역대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 피해를 입은 것은 소비자들이었다. 전국 산란계의 36%, 산란종계의 51.5%가 살처분된 뒤 달걀 공급 부족으로 값이 크게 올랐다. 계란 가격이 일판란 30알 특란 기준으로 1만원대 이상까지 치솟았다. 계란을 구하지 못한 소비자들이 인근 대형마트 등지로 몰리면서 시중에서는 계란을 찾아보기 힘든 품귀 현상까지 빚어졌다. 처음으로 미국, 호주에서 생산된 신선란이 국내에 수입됐다.

올 겨울에도 AI문제가 닥쳐올 경우 지난해보다 피해는 더 클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산란계의 노령화로 계란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계란에 대한 소비심리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AI여파가 한번 더 겹칠 경우 소비자들의 구매 의욕은 더욱 내려갈 수밖에 없다.

이에 정부는 AI 위험시기나 발생시에만 가동됐던 긴급 예방체계를 상시 예방체계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전업농장의 경우 반기 1회, 방역 취약농가에는 전담공무원제를 도입해 월 1회 실시하는 방식이다. 야생조류에 대해서도 연중 AI 검사를 한다는 방침이다.

인력도 공중방역수의사를 현재 150명에서 200명 수준으로 늘리고, 방역본부(291명)와 농협 공동방제단(450명)의 인원도 증원하는 방안을 협의중이다.

또 지자체가 실정에 맞는 자체 방역체계를 구축하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농민과 가축거래상의 방역교육이 체계화되고, AI 조기 신고를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도 확대한다.

하지만 최근 국내에서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는 공장식 양계장에 대한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한 문제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전히 상당수 산란계 농장은 닭들을 좁은 우리에 가둬두고, 산책할 시간을 주지 않는 등 열약한 상황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 관계자는 “문제가 생긴 경우 상황을 개선하려고 나서기 보다는, 근본이 되는 계란 생산 과정에 대한 개선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친환경 농법의 도입과 양계환경 개선에도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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