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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갑질 논란에도 프랜차이즈 창업 급증…올해 브랜드 6천개 넘어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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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프랜차이즈 신규 등록 브랜드 149개로 최근 6개월 사이 가장 많아
올해 연말 또는 내년 연초에 프랜차이즈 브랜드 6000개 넘어설 듯
최소한의 자격 조건 등 프랜차이즈 진입장벽 필요 목소리 커져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8월에 공정거래위원회에 가맹본부로 등록한 A업체. 외식업체로 소개된 이 회사의 정보열람서에는 가맹사업자가 부담하게 되는 900만원대의 예치가맹금(가맹비와 교육비)과 4000만~5000만원대에 이르는 인테리어, 초도물품 등 비용추정치가 나온다. 하지만 이 회사는 올해 초 새로 만든 회사로 매출 실적 등이 없는 회사다. 등록된 임직원도 가맹점이나 직영점도 없고 오로지 '브랜드'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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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불거진 갑질논란에도 프랜차이즈를 시작하겠다는 가맹본부가 줄을 서고 있다. 경기 불황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창업 전선에 내몰린 퇴직자들이 비교적 정착 리스크가 적은 프랜차이즈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새롭게 가맹사업에 도전한 신규등록 브랜드는 149개로 나타났다. 공정위가 매월 가맹사업에 새로 등록하는 업체들을 접수한 이후 최근 6개월 내 가장 많은 숫자다. 프랜차이즈업에 대한 비판적 여론과 무관하게 업종 자체는 성업 중인 셈이다.

프랜차이즈 갑질 문제가 본격화됐던 올해 6월에도 120개, 7월에 107개 프랜차이즈가 새로 이름을 올렸다.

새롭게 가맹사업에 뛰어든 프랜차이즈의 상당수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는 외식 산업에 몰렸다. 8월에 신규로 등록한 프랜차이즈를 살펴봐도 주점을 포함한 외식 관련 사업은 134개로 전체 업체의 93%를 차지했다.

최근 몇 년간 프랜차이즈 가맹사업 브랜드는 꾸준히 늘었다. 2012년 3311개의 브랜드가 있었지만 지난해에는 5273개로 늘었다. 올해에도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여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6000개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5년간 프랜차이즈 증가율이 8.9%에 이르며, 가맹점 수 역시 5%대의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매월 100개 안팎의 신규 기업들이 프랜차이즈업에 새롭게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이처럼 빠르게 증가하는 것에 대해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 모두 나오고 있다. 박호진 프랜차이즈산업협회 홍보실장은 "프랜차이즈라는 비즈니스모델이 새로 창업하기 좋은 모델"이라며 "진입장벽이 낮아 아이디어만 있다면 새로운 도전을 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김태훈 전국가맹점주 연석회의 사무국장은 "진입장벽이 낮아 경험도 없이 아이디어만 있으면 프랜차이즈로 등록할 수 있다 보니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직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한 사람은 "떴다방처럼 가맹표지를 바꿔가면서 가맹점들로부터 가입비와 인테리어 개설비를 챙기고, 다른 브랜드로 옮겨간 뒤 기존 가맹점 관리를 안 하는 업체들이 많다"면서 "업체를 선택할 때 주의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프랜차이즈 브랜드 등록을 위해 최소한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주영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는 "프랜차이즈업 가맹본부는 다른 사람의 인생을 책임질 수 있는 자격 갖춰야 하는데 지금은 전혀 규제가 없는 상태"라면서 "직영점을 1년 이상 운영해야 프랜차이즈업에 진출할 수 있는 식으로 규제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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