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국정원 심리전단이 정부에 비판적인 연예인을 퇴출하도록 압박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에서 자료를 넘겨받았다. TF 조사에 따르면 2011년 11월 심리전단은 한 보수성향 인터넷 카페 게시판에 배우 문성근 씨와 김여진 씨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기 위해 두 사람의 모습이 담긴 합성사진을 게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배우가 침대에 함께 누운 합성사진 위에는 '공화국 인민배우 문성근, 김여진 주연' '육체관계'라는 문구가 적혔다.
심리전단은 합성사진 유포에 앞서 시안을 만들어 A4용지 한 장짜리 보고서 형태로 상부에 보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는 "그간 운영을 통해 검증된 사이버전 수행 역량을 활용해 '특수 공작'에 나서겠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같은 내용과 관련해 문씨를 오는 18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검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 등 손실과 위증 혐의로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59)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민 전 단장은 '사이버 외곽팀'을 운영하면서 국가예산 수십억 원을 지급해 횡령한 혐의다. 검찰은 또 외곽팀장으로 활동한 송 모씨도 공직선거법·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송씨는 활동비 총 10억여 원을 지급받고 5개 안팎의 외곽팀 활동을 한 혐의다.
전직 국정원 직원 문 모씨에 대해서는 2011년께 외곽팀 관련 업무를 하면서 지인의 인적사항을 도용해 외곽팀장으로 활동한 것처럼 허위 보고하고, 활동비를 지급했다는 명목으로 수천만 원을 가로챈 혐의(사기, 사문서위조행사)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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