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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윤종규 KB금융 회장 연임 사실상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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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후보들 검증 인터뷰 고사

26일 심층 평가 뒤 정식 추천

‘연임 반대’ 노조와 갈등 격화

“구체적 심사과정 공개” 촉구

업무방해·부당노동행위 고발

세계일보

윤종규(사진) KB금융지주 회장 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KB금융노조협의회(이하 KB노조)가 윤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며 경찰 고발까지 한 상황에서 사측과 KB노조 간 갈등은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KB금융지주는 14일 서울 명동 국민은행 본점에서 차기 회장 후보 선출을 위한 확대지배구조위원회(이하 확대위)를 개최해 윤 회장을 단독 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확대위는 당초 윤 회장과 김옥찬 KB금융지주 최고운영책임자,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이사 등 3명을 최종 후보자군에 선정했으나 김 최고운영책임자와 양 대표가 심층 검증을 위한 인터뷰를 고사했다고 설명했다. 양 대표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KB금융은 지배구조 안정이 중요하다”며 “지난 3년간 윤 회장이 KB금융을 잘 이끌어준 만큼 계속 (회장직을) 수행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고사 이유를 밝혔다. 확대위는 이달 26일 윤 회장에 대한 심층 평가를 한 후 관련 규정에 따라 그를 이사회에 차기 회장 후보자로 추천할 계획이다.

윤 회장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사측과 KB노조 간 갈등은 한 단계 높아질 전망이다. KB노조는 이날 확대위가 열린 본점 로비에서 윤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노조원 약 50명은 확대위에 참석하는 사외이사가 사옥에 들어설 때마다 연임 반대 구호를 외쳤다. 박홍배 KB금융노조 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주주와 직원들도 후보가 누구인지, 부적격자가 후보군에 들어갔는지도 알 수 없을 만큼 투명성이 결여됐다”며 “구체적인 심사과정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KB노조는 연임 찬반을 묻는 직원 설문조사를 사측이 조작했다는 이유로 윤 회장을 업무방해죄와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KB노조는 향후 경찰 조사에 응해 윤 회장의 업무방해죄와 부당노동행위 혐의 입증에 주력할 방침이다.

세계일보

윤 회장은 이달 초 차기 회장 후보 선정절차가 시작되면서부터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됐다. 2014년 ‘KB사태(당시 지주회장과 은행장 간 갈등)’ 이후 취임해 계열사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당기순이익과 시가총액 등에서 리딩뱅크 지위를 탈환했기 때문이다. KB금융의 지난 2분기 당기순이익은 9901억원으로 같은 기간 신한금융(8920억원)을 제치고 약 2년 만에 1위 자리를 되찾았다. 다만 이 과정에서 무리하게 직원들을 과다경쟁으로 몰았다는 비판도 나왔다.

그는 금융권의 대표적인 ‘상고 신화’로 통하기도 한다. 광주상고를 나온 그는 1973년 외환은행에 입행해 은행에 다니면서 성균관대 경영학과(야간)를 졸업했다. 1981년 제25회 행정고시에도 2차까지 합격했지만 학내 시위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최종 임용에서 탈락했다.

이후 공인회계사 길을 걸었고 1999년 삼일회계법인 부대표에 임명됐다. 이후 2002년 국민은행 부행장에 취임한 뒤 2010년 KB금융지주 부사장까지 올랐다. 금융권 관계자는 “회계사 출신 윤 회장은 실무적으로 꼼꼼할 뿐 아니라 조직을 잘 추스를 줄 아는 성격”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의 앞으로 과제는 회장 후보 선출과정에서 틀어진 노조와의 갈등을 봉합하고 조직을 안정시키는 일이다. 일단 오는 26일 마지막 심층 평가에서도 이 문제가 주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영휘 확대위 위원장은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노조에서 보기에 윤 회장이 침체된 조직을 역동적으로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무리한 점이 있을 수 있다”며 “고쳐야 할 점이 있다면 윤 회장에 대한 심층면접에서 솔직하게 의견 교환하면서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955년 전남 나주 출생 △1974년 광주상고 졸업 △1982년 성균관대 경영학과 졸업 △1973년 한국외환은행 입행 △1980년 공인회계사 합격, 삼일회계법인 입사 △1999년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2002년 국민은행 부행장 △2005년 김앤장 법률사무소 상임고문 △2010년 KB금융지주 부사장 △2014년 KB금융지주 회장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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