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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주민 민원에…학교 체육관 '기형적 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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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세먼지가 심하거나 날씨가 궂을 때를 대비해서 실내 체육관을 짓는 학교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조망권이나 일조권을 주장하는 주민들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밀착카메라 손광균 기자입니다.



[기자]

지방의 한 초등학교 건물 주변 옥상에 올라왔습니다.

제가 내려다보고 있는 곳에서는 체육관 공사가 한창인데요.

운동장 절반 넘게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데 왜 저 쪽에 지어지고 있는지 내려가서 한 번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정문 바로 안쪽부터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이르면 올 연말 문을 여는 이 체육관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도 개방될 예정입니다.

그런데 원래 체육관이 들어설 자리는 이곳이 아니었습니다.

2년 전 학교가 공사를 추진하면서 가능하면 운동장을 침범하지 않기 위해 운동장 가장자리에 지으려고 했지만 인근 아파트 주민 일부의 항의로 어쩔 수 없이 지금의 자리로 옮긴 것입니다.

안전한 공사를 위해 설치한 펜스는 조회대 바로 앞까지 옵니다.

운동장 측면의 큰 공간이 사라지면서 축구장 절반 정도만 남게 됐습니다.

[친구들이랑 넓은 곳에서 못 뛰어놀고 놀이터도 없어졌어요. 축구도 못하고…]

공사 소식이 알려진 뒤 일부 주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일조권과 조망권이 침해된다며 체육관 건설 반대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교육청이 확인한 결과 해가 뜨고 지는 경로는 체육관 위치와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년을 넘긴 진통 끝에 학교의 양보로 공사가 시작됐지만, 이번에는 비대위가 소음과 먼지·진동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보상금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 : 한 여름에도 문을 열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굳이 좁아터진 운동장에 지으면서 많은 사람에게 폐를 끼치고 피해를 주는 이유가 뭘까요.]

교육청은 이익집단이 아닌 학교가 체육관 위치를 놓고 사전에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거나 공사로 인한 보상금을 줘야 하는 규정은 없다고 말합니다.

다만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방음막과 방진막을 규정대로 설치했으며, 완공 후에는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교육청 관계자 : (보상금 지급할) 의무가 없습니다. 줄 수가 없어요. 주고 싶어도…]

주민들의 항의로 교내 시설 위치를 변경한 곳은 또 있습니다.

경기도 의왕시의 한 중학교는 10여 년 전 설계 단계에서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본관과 운동장의 위치를 바꿔야 했습니다.

이 학교는 4년 전 체육관을 지을 때도 집값 하락이 우려된다며 건립을 막는 투쟁위원회 반발에 부딪혀야 했습니다.

과천시의 한 초등학교도 개교 100년 기념사업으로 2006년부터 체육관 공사를 추진했지만 일조권과 조망권 침해를 주장하는 주민들의 항의에 지난해에야 완공했습니다.

실제로 교내 체육관 건물이 아파트 시세에 영향을 미치는지 부동산에 확인해봤습니다.

[경기도 의왕시/부동산 중개업자 : 그것 때문에 가격이 내려가고 이럴 것 같지는 않고. 크게 오르진 않아도…]

[경기도 과천시/부동산 중개업자 : 과천이 작년부터 올랐고요. (체육관 여부에) 크게 반영 받지는 않습니다.]

체육관이 생기면서 학생들은 미세먼지가 많거나 비 오고 더운 날에도 운동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 위치 때문에 그만큼 바깥에서 뛰어놀 수 있는 공간도 잃어버렸습니다.

손광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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