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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강원랜드 감사위원장마저 청탁…감시·견제 따윈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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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공공기관 부정채용 민낯 / 마비된 공기업 감시 기능

권용수 당시 감사위원장

내부감시 책임자가 청탁 상위권에

삼척 연합번영회장 등 ‘감투’ 여럿

2012년 권성동에 500만원 후원금

산자부 퇴직자들도 청탁

강원랜드 상급기관 출신도 연루

감사실·인사팀 관계자들 증언

검찰 기소는 달랑 2명

수사의뢰한지 1년2개월만에

최흥집 사장과 인사팀장만 기소

사후 견제도 제대로 안되는 셈





“강원랜드에 취업청탁 하셨나?”
돌아온 답은 이렇다.
“지역사무실 보좌관의 거짓말.”(염동열 자유 한국당 의원)

<한겨레>는 그 보좌관이 염 의원 국회사무실 과 주고받은 ‘청탁 명단’을 공개하며 그의 두 번째 답변을 기다리기로 한다.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이 “의원 등의 직권남 용 가능성” 때문에 애초 대검에 수사의뢰를 검토했다는 ‘초대형 채용비리’. 그러니 또 묻는다. “청탁하셨나?” “명예훼손적 질문을 삼가달라”는 권성동 의원 에게, “아들 하나, 일 잘해 간 거”라는 염 의 원실 청탁 명단 ‘1번’ 박아무개 사장(평창)에 게, 그리고 “소설을 쓰라”고 화를 낸 부정입 사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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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에 위치한 강원랜드 본사. 강원랜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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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의 대규모 신입사원 부정채용 때 강원랜드 상급기관인 산업통상자원부의 퇴직 공무원들도 청탁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당시 강원랜드 감사위원장이던 권용수(59)씨도 핵심 청탁자로 파악됐다. ‘청탁명단’에 올랐던 권성동·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은 2012년 당시 강원랜드 소관 국회 상임위 소속이었다. 공기업에 대한 안팎의 감시·견제 기능이 통째 마비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강원랜드 핵심 관계자는 14일 <한겨레>에 “2012~13년 신입사원 채용 때 사외이사였던 권용수 당시 감사위원장이 가장 많은 이들을 뽑아달라고 청탁했다”고 밝혔다. 감사실·인사팀 관계자 다수도 “권성동·염동열 의원 외 지역 인사 중에선 권용수 감사위원장이 상당한 청탁자로 분류되어 있다. 산업부 퇴직 공무원들도 포함됐다”고 말한다.

강원랜드는 2012~13년 일반·서비스 직렬 신입 518명을 1·2차 공채로 채용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493명이 “별도 관리”된 청탁 대상자란 사실(2015년 내부 감사 결과)이 최근 <한겨레> 보도로 확인됐다.

감사위원장의 청탁은 강원랜드가 애초 스스로 감시할 수 없는 조직이었음을 말한다. 강원도 삼척 출신의 권용수씨는 사외이사를 하면서 2011년부터 2014년까지는 강원랜드 감사위원장도 맡았다. 외부감사인 선임권은 물론, 내부 감시장치를 조정·강화할 수 있는 책임자였다.

그는 삼척시 연합번영회장, 폐광4개시군 연합번영회 통합회장 등을 맡았고, 2008년 삼척시 추천으로 2014년까지 강원랜드 사외이사도 맡으며 영향력을 행사했다. 강원랜드 핵심 관계자는 “보통 정부 관료가 오면 그래도 예우를 하는데 권 위원장은 그것마저 없었다. (정부 관료도) 통제하기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감사’라는 책임보다 자리를 넘나드는 권리 행사가 많았단 얘기다.

그런 이가 강원랜드 감사위원장·사외이사 퇴임 전 고액 정치자금까지 후원한 대상이 권성동 의원이다. <한겨레>는 2004~2014년 권 전 위원장의 정치후원금 내역을 전수조사한 결과, 2012년 10월 권 의원에게 500만원을 기부한 게 확인됐다. 권 의원은 2009년부터 2012년 5월까지 강원랜드를 감독하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위(당시 지경위)에 속해 있었다.

권용수 전 감사위원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한겨레>는 수일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검찰은 강원랜드가 ‘청탁 명단’과 함께 수사의뢰한 지 1년2개월 만에 최흥집 사장과 인사팀장만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했다. 권용수 감사위원장은 물론 산업부 퇴직 공무원 등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후 견제도 원활하지 않다는 얘기로, 강원랜드는 감시가 미치지 않는 ‘섬’이었던 셈이다.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산자위)은 “채용비리·인사청탁의 온상이 되어 있는데 감독기관들이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며 “국감에서 산업부의 책임을 엄중히 묻고 (강원랜드의) 인사시스템, 감시와 견제 제도의 보완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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