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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비웃는 北]②北석탄 실은 中선박, 추적기 끄고 항로조작…‘제재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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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해양 교역 네트워크 이용한 북한 석탄 밀수 횡행 "파나마, 자메이카 국적선박으로 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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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무기 수출 관련 홍콩항에 억류된 북한 선박. 사진 = 연합뉴스/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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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12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열린 북한 청문회에 참석한 마셜 빌링슬리 미국 재무부 테러금융 담당 차관보는 위성사진과 지도를 자료로 제시하며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석탄 밀수출을 용인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빌링슬리 차관보는 미 정보당국이 확보한 위성사진을 제시하며 “중국에서 온 선박들이 트랜스폰더(선박 위치 확인을 위한 무선신호기)를 끄고 북한 영해에 진입해 석탄을 비롯한 상품을 선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파나마 선적의 ‘선 유니언 호’가 북한을 빠져나와 다시 응답기를 켜고 항해 후 러시아에 정박해 북한산 석탄을 하역한 뒤 자메이카 선적의 ‘그레이트 스피링 호’가 이 석탄을 싣고 중국으로 떠났다”며 구체적 밀수 과정과 항로를 설명했다.

지난 11일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새 대북제재 결의 2375호에 의하면 공해 상에서 금수품목 적재가 의심되는 북한 선박에 대해 기국(선박의 국적이 등록된 나라) 동의하 검색이 가능하다. 하지만 해상 거래를 뛰어넘어 아예 트랜스폰더를 끄고 항로를 조작해 중국과 러시아와 석탄을 거래하는 사례가 빈번함을 꼬집은 것이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14일 민간 선박정보 사이트 '마린트래픽' 자료를 바탕으로 이달 6~13일까지 자동선박식별장치(AIS)를 통해 공해상에 포착된 푹한 선박 16척 중 8대는 중극 근해에서, 7대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인근에서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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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을 쌓아 둔 북한 라선항. 사진 = 연합뉴스/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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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 “북한 국적으로 의심되는 선박 수백 척이 홍콩에 있는 유령 해운회사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며 “해당 선박들은 국기를 바꾸거나 소유권을 교체하는 수법으로 제재망을 빠져나가고 있다”고 했다.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북한 전문가 마커스 놀런드는 “북한 국기를 단 노후 선박의 경우 단속 대상이 되므로 점차 북한 교역의 중심에서 멀어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국기를 단 선박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이 복잡한 해운업계 선박 네트워크의 구멍을 이용한 북한이 제재를 피해 무역을 지속할 수 있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등을 겁내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한편 북한 전문가인 니컬러스 에버스탯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은 “거미줄처럼 얽힌 이 교역 네크워크는 북한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북한은 무역과 통화의 균형을 안정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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