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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게임 셧다운제 시각차 여전…청소년 건강 vs. 규제보다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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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셧다운제를 두고 시민단체와 학계, 게임업계는 여전한 시각차를 보였다. 게임 셧다운제는 16세 미만 청소년들이 심야시간(0시~6시)에 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이에 청소년의 건강한 생활습관을 강조하는 시민단체에서는 게임 셧다운제가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게임을 문화 생활로 보는 학계나 게임업계에서는 게임 셧다운제가 불필요한 규제라며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최근 정부에서도 게임 셧다운제를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규제 개선 차원에서 게임 셧다운제를 완화하려 한다. 하지만 여성가족부는 게임 셧다운제 유지를 밀어붙이고 있다. 게임 셧다운제를 둘러싼 의견 대립이 첨예한 만큼 당분간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병관·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공동으로 14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강제적 셧다운제,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김병관 의원은 "강제적 셧다운제에 대한 진단과 논의의 시작은 게임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시각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게임에 대한 인식 재고와 바람직한 게임의 이용 문화 조성 방안을 모색하면서 시행된지 6년이 된 강제적 셧다운제를 폭 넓게 진단하고 개선점을 찾고자 이번 토론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청소년 건강 위해 제도 유지
시민단체들은 게임 셧다운제가 유지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심야에 게임을 하는 것은 청소년의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이 주요 이유다. 게임을 즐기는 자체에 문제가 있지는 않지만 밤 늦게까지 게임을 이용하는 것은 청소년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이용중 아이건강국민연대 상임대표는 "게임 셧다운제는 청소년의 건강한 생활습관 형성에 이바지하고 있다"며 "특히 게임과 핸드폰을 많이 사용하는 저소득층과 소외 계층 아이들의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현숙 탁틴내일 대표 역시 "심야 시간에 게임을 하는 것은 아이들의 수면을 방해한다"며 "밤에 게임을 하는 낯선 성인들과의 만남이 이뤄지기도 하기 때문에 낮 시간 보다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대표는 게임 셧다운제로 밤 12시 이후 청소년들이 게임을 하지 못하면서 실제 게임 사이트의 이용자가 대폭 감소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만약 부모의 선택으로 심야시간에 게임 이용 여부를 결정한다면 아마도 가정은 게임 시간으로 다투는 전쟁터가 되기 쉬울 것"이라며 "신데렐라법이라는 별칭처럼 실제로 게임 사이트에서 밤 12시가 되면 순식간에 사라지는 이용자들을 볼 수 있는데, 게임 셧다운제가 그 만큼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규제보다는 교육으로 풀자
게임 셧다운제 폐지를 주장하는 측은 청소년과 관련된 사회적 문제의 원인을 게임에서 찾는 시각부터 고쳐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청소년들의 게임 과몰입은 사회적 문제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로 작용하는 경우가 더 빈번하다"며 "청소년들이 게임 때문에 나쁜 짓을 저지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질문보다는 청소년들이 왜 게임에 몰입할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사회적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게임 셧다운제와 같은 규제와 통제보다는 설득과 대안으로 게임 과몰입을 방지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 교수는 "미국에서도 비디오 게임의 청소년과몰입을 줄이기 위해 강력한 규제보다는 교육과 설득이라는 대안을 선택했다"며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을 줄이기 위해서는 규제와 통제보다는 설득과 대안이 더 유효하다"고 밝혔다.

게임 업계에서도 비슷한 시각을 나타냈다. 강삼석 마상소프트 대표는 "청소년들에게 게임을 오래하게 되면 학습과 건강에 좋지 않다는 사실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능력과 인지력을 끼워주는 교육을 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게임 셧다운제처럼 청소년들에 대한 각종 규제는 청소년 스스로가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떨어뜨리게 하는 결과가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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