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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마부작침] 북한 오늘 또 미사일 발사…3代에 걸친 116발의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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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5일, 아침 6시 57분. 북한이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북태평양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8월 29일, 미사일 발사 이후 17일, 북한 6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보리가 대북 제재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지 3일만입니다.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 12형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4형으로 추정된 미사일은 일본 상공을 지나 3,700여 km를 비행해 태평양에 떨어졌습니다. 한반도에서 3000여 km 정도 떨어진 괌까지 충분히 미사일을 쏠 수 있음을 과시하고, 유엔 안보리 제재에 반발하는 성격이 담긴 것으로 해석됩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만 오늘까지 벌써 8번째, 올해에만 14번째입니다.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 국방부 발표와 미국 비영리기관인 핵위협방지기구(NTI) 등의 자료를 근거로 북한의 역대 미사일 발사 종류와 일지를 상세 분석했습니다. 이를 통해 김일성부터 김정은까지, 북한의 3대 세습 정권별 특징을 파악했습니다.

● 김정은 때 압도적으로 많아진 미사일 도발…"기술 발전과 정치적 목적 탓"

지금까지 북한은 3대에 걸쳐 모두 미사일 116발을 발사했습니다. 날짜 기준으론 63번입니다. 하루에 1발을 쏜 적이 36번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었고, 하루에 미사일이나 발사체 7발을 무더기로 쏜 적도 2번 있습니다. 두 번 모두 김정일 통치 기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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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첫 미사일 도발은 김일성 통치 기간인 1984년 4월 9일입니다. 이날 북한은 최대 사거리 300km의 스커드 B (북한명 화성 5) 3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습니다. 북한은 김일성 통치 기간 동안 9번에 걸쳐 미사일 15발을 발사했습니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이 기간 동안 최대 사거리 1300km 수준의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인 ‘노동’미사일 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김정일 통치 기간에는 4번에 걸쳐 미사일 16발을 발사했습니다. 이 시기는 김일성 시기에 발사 성공한 ‘노동’ 미사일을 고도화하고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위한 장거리 발사체 실험을 시작한 때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6발의 미사일 중 6번이 ‘노동’ 미사일이었고, 1998년 8월 31일 장거리발사체 대포동 1호를 처음 발사한 이래 2009년 4월 5일 은하 2호까지 3번의 장거리발사체를 발사했습니다.

김정은 시기는 도발 일수와 미사일 발사 횟수 면에서 김일성, 김정일 시기를 압도합니다. 2011년 12월 18일 김정일 사망 이후 후계자가 된 김정은은 집권 기간이 채 6년도 되지 않았지만, 벌써 50번에 걸쳐 미사일 85발을 발사했습니다. 조부와 부친의 통치 기간 60여 년 간 이뤄진 미사일 도발보다, 도발 일수 기준 3배 이상, 미사일 발사 횟수 기준 2.5배 이상 많습니다.

김정은의 잦은 미사일 도발은 어린 나이에 집권해 통치 기반이 약한 점, 북한의 미사일 기술 발전, 정치 환경 변화 등이 주된 이유로 꼽힙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최근 미사일 기술이 진전되자 다양한 미사일을 자주 발사하면서 위협을 높이고 있다"며 ,"이는 체제 보장을 위한 대외적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김일성, 김정일 시기엔 핵 기술 확보가 최우선 과제였고, 핵 기술이 진전된 김정은 시기에는 이를 실어 나를 발사체 개발이 더 중요해진 것이 김정은 시기에 미사일 발사가 대폭 늘어난 이유 중의 하나”라고 설명했습니다.

● 5월 미사일 발사 최다(最多)…김정은 시기는 3~5월에 49% 집중

김일성부터 김정은까지, 3대에 걸쳐 발사된 미사일 116발 중 발사 개체 수로만 놓고 보면, 7월에 26발이 발사돼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4월과 5월에는 각각 17발이 발사됐습니다. 다만, 이는 하루에 여러 발이 발사된 걸 감안하지 않은 수치로 1발이 되었든, 3~4발이 되었든 미사일 도발을 한 것 자체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미사일 도발 일 수'를 기준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따져보면 '미사일 도발 일 수'는 63일로 5월이 12번(19.0%)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다음으로 4월 11번(17.5%), 7월 10번(15.9%) 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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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북한 미사일 발사 중 2/3 이상을 차지한 김정은만 분리해 살펴보면, 김정은은 3월~5월 사이에 절반을 발사했습니다. 3월엔 한미 연합 훈련인 ‘키 리졸브’가 있고, 4월엔 김일성의 생일인 태양절(4월5일)과 조선인민군 창건일(4월25일), 5월엔 노동절이 있는 점 등이 배경으로 거론됩니다. 북한이 특정한 날에 맞춘 이벤트로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는 걸로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해석만으로는 전체를 설명하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입니다. 북한 자체 계획, 대외적 여건 두 가지가 복합적으로 날짜 선택이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다만, 전자와 후자 중 어느 것이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의견은 전문가들 마다 조금씩 달랐습니다. 양욱 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은 “미사일 발사 시기는 북한 자체의 실험 필요성이 더 많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며, “장마철이나 동절기는 가급적 미사일 발사를 안 하기 때문에 특정 월에 발사가 많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반면,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정치적 메시지를 고려해 미사일 발사 날짜를 정하는 경향이 다소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용현 교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자체가 정치 이슈라서 북한은 특히 미국에 주는 메시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미사일 발사 시기를 정하는 경향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사일 종류 별로 나눠서 봐야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단거리 미사일은 북한의 기술적 필요에 따라 발사하는 경향이 있고, 중장거리 미사일은 대외 환경에 따라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발사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 다양해진 발사 위치…"대외 엄포용, 미사일의 다양화, 고체 연료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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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시기엔 미사일 발사 위치도 김일성·김정일 시기에 비해 대폭 분산됐습니다. <마부작침>이 파악한 김일성·김정일 시기, 미사일 발사 장소는 각각 2곳 뿐으로, 김일성 시기에는 무수단리와 지하리 미사일 기지, 김정일 시기에는 무수단리와 깃대령 미사일 기지에서만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반면, 김정은 시기에는 확인된 발사 위치만 19곳입니다. 김정은 시기에 미사일 발사 위치가 분산된 것은 미사일 종류가 늘어난 점, 군사적 의도, 기술 발전 등이 주된 이유로 꼽힙니다. 김정은 시기에는 이전에 비해 미사일 종류가 대폭 늘었습니다. 사거리와 발사형태별로 살펴보면, 김일성 시기에는 단거리·준중거리 미사일(SRBM, MRBM)만 발사됐고, 김정일 시기에는 여기에 우주발사체(SLV)가 추가됐습니다.

그런데 김정은 시기에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까지 추가돼 모두 6가지로 늘어났습니다. 미사일 종류 별로 보면, 김일성·김정일 시기엔 각각 3종류와 4종류이던 미사일이 김정은 시기에 12종류로 대폭 늘어났습니다.

양욱 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 시기에 미사일 종류가 늘었는데, 미사일마다 용도가 다르고 실험 여건도 다르기 때문에 발사 장소가 다양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사일 발사 장소가 고정돼 있으면 향후 해당 지역이 공격 대상이 될 수 있어 이를 피하기 위해 장소를 다변화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발사 장소 다변화가 주는 정치적 메시지와 연료 기술 발전에 주목했습니다. 홍현익 연구위원은 “미사일 발사 장소가 다변화 된다는 건 북한 어디서든 미사일 공격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대외적으로 보여주는 측면이 있다"며, "전 국토의 요새화로 외부에 위협을 고조 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액체 연료의 경우 안정된 장소에서 장시간 연료를 주입하기 때문에 미사일 발사 장소에 제약이 따를 수 있는데, 최근 미사일 자체에 부착하는 고체 연료 기술에 상당한 진전을 보였기 때문에 미사일 발사 장소도 다양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sbs.co.kr)
박원경 기자 (seagull@sbs.co.kr)
분석: 안혜민
디자인/개발: 임송이
인턴: 홍명한

※본 기사는 2017년 9월 15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업데이트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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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경 기자 seagull@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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